성완종 전 국회의원
성완종 전 국회의원
성완종(64) 전 국회의원이 지난 9일 새벽 유서를 남긴 채 돌연 잠적, 수색 7시간여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성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남기업 해외자원개발 비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날 오후 3시 32분께 경찰 탐지견이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300m 떨어진 나무에 푸른색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성 전 의원을 발견했다.

성 전 의원의 휴대전화 1개는 상의 주머니에, 다른 1개는 나무에서 15m 떨어진 곳에 둘 다 켜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당일 오후 5시 30분쯤 성 전 의원의 시신을 수습해 일원동 삼성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성 전 의원의 빈소는 지난 10일 오후 고향인 충남 서산의료원에 차려졌다. 

장례식은 그가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장(葬)으로 치러졌으며 발인은 지난 13일 오전 8시께 빈소인 장례식장을 떠나 발인예배가 열리는 서산 중앙감리교회로 옮겨졌다.

전날까지 빈소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지만 이날 발인예배에서는 충청 출신 이인제(새누리당) 의원과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외에 정치권 인사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발인예배는 유족들과 성 전 의원의 측근과 지역 인사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남기업 직원들은 추도문을 통해 “성완종 전 회장님은 일평생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회사와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오신 위대한, 진정한 경영인이자 리더셨다. 갑작스런 떠나심은 매우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저희 임직원 모두는 평소 고인의 유지를 되새기며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조기에 회생 시키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유언에 따라 모친의 묘가 있는 충남 서산시 음암면 도당리 선영에 안장됐다. 유족들과 고인의 측근 등 300여명을 장지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족들은 성 전 회장이 생전에 가장 아끼던 경남기업 배지와 국회의원 배지, 서산장학재단 배지, 사랑과 나눔의 배지 등 4개의 배지를 묘소에 함께 묻었다.
한편 지난 10일 공개된 ‘성완종 리스트’에는 박근혜 정부의 3대 비서실장은 물론 ‘친박’ 의원,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이름까지 담겨 있어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 달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2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 2억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이완구 국무총리’

성 전 의원이 죽기 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에게 2억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고, 이 돈이 대통령 선거에 쓰였다고 폭로하면서, 성완종 리스트는 박근혜 대통령 불법선거자금 수사로 확대될 수 있는 폭발성을 지니고 있다.

성 전 의원에게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총리는 지난 14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만약 제가 돈을 받은 증거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의원이 측근을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 15일 “검찰이 정하는 대로 따라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 전 의원의 사망소식을 들은 새정치민주연합 서산태안지역위원회(위원장 조한기)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비극적인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서산ㆍ태안의 발전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정치인이었으며 고향의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해온 기업인이었다”고 밝혔다.

또 “성 전 회장은 고향의 후학 양성을 위해 일로 매진했던 교육자이기도 했다”며 “성 전 회장의 죽음은 서산ㆍ태안의 큰 손실이자 아픔이 아닐 수 없다. 서산ㆍ태안의 시민들과 함께 성완종 회장의 죽음에 다시 한 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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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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