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50ㆍ태안읍 백화로ㆍ퓨전전통찻집 뜨락)씨.
김선호(50ㆍ태안읍 백화로ㆍ퓨전전통찻집 뜨락)씨.

여기, 자연과 벗 삼아 찾아오는 이들에게 쉼을 선물하고 싶다는 한 여인이 있다.

지난달 문을 연 퓨전전통찻집 ‘뜨락’ 지기 김선호(50ㆍ태안읍 백화로ㆍ사진)씨다.
고향 보령에서 태어나 안면도 남자를 만나 3년 전 태안읍 백화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아들, 딸 대학까지 다 보내놓고 보니 막상 적적한 마음은 음식에 정성이 간다.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질 무렵 집안 한 켠에 차린 아담하고 소박한 찻집은 이름만큼이나 보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젊은 시절 한정식을 배워 생계를 꾸렸던 시간을 더듬어 태안의 명산 백화산과 어울릴만한 산채비빔밥, 전통한과를 내세웠고, 흔히 먹지 못하는 울금야채전과 올방개묵, 가지탕수 등으로 찾아오는 이들의 마음까지 흐뭇하게 만든다.

곱디 고운 얼굴만 보면 고생한번 안했을 것 같지만 사실 남편 박상진(55)씨의 아웃소싱사업이 여러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마다 신앙의 힘과 가족의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선호씨.

사실 선호씨 부부가 노년을 태안에서 정착키로 한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친정, 시댁 식구들 대부분이 이곳 태안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것.

친정오빠가 삼육두유대리점을 운영하고 있고 시동생이 읍내서 민치과를 운영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기를 희망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인지 김씨는 태안이 낯설지 않다.

또 매일아침이면 큰 기지개를 찾아 올라가는 백화산의 정기는 하루하루의 새로움과 고마움을 선사한다.
간단한 차와 함께 7080음악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큰 찻집은 대추차와 인삼차가 인기다.

젊은 고객들에게는 국화차와 장미차, 쟈스민이, 중년의 고객들에게는 쌍화차와 목련차도 많이 팔린다.
고구마말랭이와 사과말랭이를 직접 햇볕에 말려 손님상에 올리는 김씨의 손길이 참 곱게만 느껴진다.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편안함과 여유로운 공간을 허락하고 싶어 집안 1층을 온전히 내어준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세심하게 느껴진다.

이곳에 들르게 되면 꼭 해봐야 할 것은 셀프음악실 선곡이다.
과거 음악다방이 흔하던 시절에는 DJ의 선곡도 좋았을 터지만 자신이 고른 음악을 들으며 차 한잔의 여유를 누려보는 것도 이곳에서는 일상의 한조각 행복이다.

다육이들이 나란히 태양아래 얼굴을 비친다. 약간의 물과 부족함 없는 온도만 허락된다면 김씨의 사랑방 운영도 계속이어지고 싶단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집 뒤편 토지를 공원처럼 꾸며 누구라도 쉬었다 갈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친절을 베풀며 남들과 융화되는 삶을 꿈꾼다는 그녀의 뜨락이 언제고 사람들의 향기로 전파되길 소망한다.

뜨락=뜰. 국어사전 속 뜰을 벗 삼아 함께 나누고 즐기는 공간의 평화.

오늘은 그녀의 뜨락에 놀러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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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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