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곤 시인
김영곤 시인
이 땅 구석구석 한 맺힌 사연 한 자락 없는 곳이 있을까? 남과 북이 서로 대치하고 마주한 채 건너가고 건너올 수 없이 가로 놓인 군사분계선은 언제쯤 거두어질까? 요즘 통일 이야기가 현실이듯 번번하게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통일 대박론이 사랑 없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사랑 없이는 그 무엇도 변화시킬 수 없다. 사랑 없이 통일해법을 따지는 경우는 어떠한 경우에도 풀릴 수가 없다. 부모자식간의 용서와 화해가 이해타산 없는 사랑 때문에 가능한 것처럼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들은 상황의 변화나 후일의 다짐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끌어안겠다는 절대 절명의 사랑이다.

그 사랑이 동토를 녹이고 닫힌 문도 열 것이다. 나누어 줄 것이 있으려면 우리 자신부터 풍요로워야 한다. 그들을 수용할 능력을 키우지 않고 공허하게 손 내미는 꼴이 되어서는 실질적인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 주고 주고 또 주기 위해서는 열심히 생산하고 부지런히 나르고 우리에게 있는 자원을 아껴야 한다.

우리가 성장하는 만큼 그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한마디로 서두른다고 통일이 앞당겨 질 수 없다. 급할수록 침착하게 통일 후를 대비한 사전계획을 면밀하게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통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다각적으로 연구 검토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대비책을 철저하게 예비해 두는 것이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작은 분쟁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자중해야 한다.
60여년 동안 남과 북 사이에는 여러 가지 분쟁이 많았다. 6.25를 비롯해서 끊임없는 간첩남파, 땅굴테러, 충돌과 교전, 천안함 격파, 무인기 정찰 등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국민들은 분노하고 남북간의 화해무드는 와해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제는 통일이라는 큰 목표를 생각해야 한다.

지나간 분쟁에 계속 얽매여 있다면 대국적인 차원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은 서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우리는 북한이 폐쇄된 사회이며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만 주고 있다고 알고 있다. 60여년 동안 분단되어 남북한은 각자 다른 방법으로 살아왔는데 과연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제 우리가 진실로 화합하고 통일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알아야만 한다.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을 바라보며 그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제 남한과 북한은 문화경제 방면에서 조금씩 교류를 시작하고 있다. 교류를 하는데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그것도 우리측에서 일방적으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한다.

아깝지만 투자를 계속해야만 한다. 독일이 통일을 이룩하기까지 서독측에서 얼마나 많은 통일 비용을 치렀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통일을 이루고 나서도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들어가는 비용들이 미래에는 더 큰 열매를 가져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통일은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얄팍한 계산보다는 당위적 결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만큼 양보하였으니 저쪽에서도 이 정도는 양보해야지 하는 계산보다는 통일을 반드시 이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제로 과감하게 결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앞서 있는 것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북한의 경제가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북한의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분단의 아픔은 너무나 큰 상처를 주었고, 통일의 염원은 우리 민족의 숙원이다. 그러나 통일은 감정적으로 될 일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 작업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할 대사업의 역사다. 우리 민족은 어떡해서든지 화합해야 한다는 대전제를 국가적 합의로 이끌어 내고 구체적인 통일 방법에 대해서도 합리적이며 이성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모든 일은 인간이 하지만 그 일을 이루는 것은 신의 역사하심이다.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한 뒤에 자신들의 신앙에 따라 신께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 자신이 한 일에 대하여 자만하는 마음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통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기도해야 할 통일의 과업이 이제 바야흐로 만전의 준비로 임해야 할 때임을 우리 모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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