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호 전 태안군수
김세호 전 태안군수

계묘년(癸卯年)을 뒤로하고 갑진년(甲辰年)을 맞이한 가운데 오늘 6만여 군민 앞에 조용히 머리 숙여 나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省察)하면서, 가뭄에 타들어 가는 논바닥에 한 동이의 물이라도 부어보고자 하는 심경(心境)으로 군정에 대하여 답답한 마음을 글로 달래 보려 합니다.

年前에 전임 군수로써 가세로 현 군수께 공개서한도 보냈었고, 그 답도 지상(紙上)을 통하여 들어본 바도 있지만 여전히 걱정이 앞서 나름 고민을 많이 하다 다시 이글을 통해 고언(苦言)을 드립니다.

지난 2월 5일 태안문화원에서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신 성일종 의원께서 기업도시특별법(企業都市特別法) 일부(一部)를 주도적(主導的)으로 개정(改定)하여, 우리 태안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데 대하여 크게 환영하고, 또 국회 차원에서 미래의 영원한 먹거리인 수소 관련 산업과 차세대 항공 관련 사업을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고자 하는 범 군민적 염원과 의지를 모으고자 하는 자리에, 지역의 수장(守長)인 가 군수께서 참석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의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그 시간에 이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었는가를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자리에 군의회 의장과 의원들께서 자리해주심에 다행스럽고 고마운 생각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태안군 복군 34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이렇게도 군정에 대한 끊임없는 잡음이 도처(到處)에서 혼란스럽게 들려온 적이 없었다는 것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싶습니다.

언론과 일설을 통해 전해 듣게 내용 중 하나는 역대 전임 군수께서 지상을 통해 기고한 내용을 보고 청내 300여 공직자가 함께한 월례 조회 석상에서 “지역의 한 어른이 떨어져 나갔다”라고 하며, 가족까지 언급(言及)하셨다는데 과연 그 말속에 포함된 진의(眞意)를 많은 군민들은 어떻게 해석할런지 판단은 미리 해보셨는지요?

하물며 회의 석상에서 함께하였던 공직자의 구전을 통해 청외(廳外)로 흘러나왔다는 것은 군수의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어 공직자들의 사기에 미치는 악영향(惡影響)에 대하여 그 책임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야인 가세로께서 큰 뜻을 가지고 군정을 펴보고자 노심초사(勞心焦思)하면서 노력하던 시절인 2016년 한상기 태안군수께서 재직 시에 주간 언론을 통하여 장문의 글로 “현란한 행정 기교를 부리지 말라”라고 기고(寄稿)했던 기억을 작금(昨今)의 상황 속에서 상기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군수의 일거수(一擧手) 일투족(一投足)이 자칫 불신과 갈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많음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줄 알며, 우리 지역에 산재한 불신과 갈등을 이대로 두고만 본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야기될 것은 자명(自鳴)하다 하겠습니다. 

우리 태안군이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청렴도 평가가 2등급에서 4등급으로 급격히 하향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군민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 드릴지 생각은 해보셨는지 심히 우려되기만 합니다.

위민행정(爲民行政)을 펴는 모든 공직자의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군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망가트린 이런 참사가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시작된 것인지 또다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의민주주의(代議民主主義) 체제하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과 책무는 군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항이라는 것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자리입니다. 

아울러 중앙정부의 정책(政策)과 시책(施策)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시·도(市·道)가 존재하며 市·郡은 나름대로의 고유 업무가 있다 하더라도 그에 속한 예하 기구일 뿐입니다.

상부 기관의 협조와 지원이 절대 필요하며 의회와의 공조와 상생을 조화롭게 이끌어 가야만 합니다.

더욱이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과는 긴밀한 소통도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항임에도 월여전(月餘前) 국회의원 의정보고 자리에서 군수의 소통부재(疏通不在)가 언급(言及)되기에 아쉽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가세로 군수님,

군수로서 오로지 위민행정(爲民行政)을 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이야 변함이 없을 줄로 압니다만 이제는 심기일전하셔서 귀를 크게 열고, 많이 들으시고 잡다한 말썽거리 만들지 마시고, 오직 미래만을 위해 일해 주시길 간곡히 청합니다.

지방목민관(地方牧民官)의 지침서(指針書)인 목민심서(牧民心書)를 57세의 나이로 세상(世上)에 내놓았던 다산 정약용 선생(茶山 丁若鏞 先生)도 안빈낙도(安貧樂道)하리란 말을 하고도 부정적인 심경을 토로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다산은 한없이 선(善)을 추구한 것이 독선(獨善)으로 흐르지 않았는지 반성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다산선생(茶山先生)의 또 다른 호(號)인 여유당(與猶堂)은 정치세계의 독한 체험(體驗)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며, 정치적 언행을 하기 전에 망설이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한 번 더 생각해 보라는 뜻으로 함께 유념(有念)해 보도록 합시다. 

治聲旣轟(치성기굉)하셔서 爲人所誦(위인소송)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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