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순용 태안읍서부자율방범대장
가순용 태안읍서부자율방범대장
‘젊은 그대 잠깨어 오라. 아~ 태양 같은 젊은 그대. 젊은 그~대’.
스물일곱의 나이에 자율방범대에 가입하고는 올해로 13년차 베테랑 방범대원 가순용(40ㆍ태안읍ㆍ사진)씨.
올해 1월 6일 태안읍서부자율방범대장으로 취임하며, 임기 1년과 함께 태안읍 서부지역 주민안전의 총 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다.

고향 소원면에서 나와 읍내서 중기사업을 하고 있는 가 대장은 타 봉사단체에도 다수 이름을 올리곤 있지만 방범대 활동처럼 보람이 가슴으로 스며드는 일은 드물다며 방범대 활동에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봉사는 그저 돈과 명예로만 하는 줄 알았던 철없던 시절에도 어찌 방범대가 눈에 들어왔는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다. 벅차게 밀려오는 감성이 풋풋하다 못해 막연한 설렘으로 꽃을 다는 시기, 가 대장의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햇볕 따스한 사무실이긴 하지만 건물주와의 협의에 실패해 사무실 이전이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 그새 학생들의 개학이 돌아와 아침, 저녁 교통정리와 귀가서비스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가 대장과의 인터뷰가 있던 지난 4일은 태안여고 학생들의 입학식이 있던 날이었다.

 

청소년 계도ㆍ방범활동 '분주'

"학생들이 인사할때 가장 뿌듯"

 

“학생들 입학식이 제 생업과 겹치다 보니 오늘 같은 날은 정말이지 정신이 없네요”

너스레를 떨며 밝게 웃는 가 대장의 눈매가 한없이 순수해 보인다.
태안서부방범대는 30~40대 남성 50명이 7개조로 활동하며 밤낮없이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계도 및 주민안전 방범활동을 펴고 있다.
이중 태안여중과 태안여고가 서부방범대원들의 특수임무. 태안여고는 지리적으로 교통이 복잡한 로타리 한복판에 위치해 학생들의 등하교가 항상 위험시되는 구간이다. 벌써 9년째 대원들의 손길을 타다보니 학생들도 안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심하는 눈치다.

“이원ㆍ원북 방향으로 대형 차량들의 통행이 잦다보니, 학생들이 늘 노심초사죠. 그래도 보람이라면 저희가 교통정리를 하고부터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방범대원들의 야간일과는 저녁 8시 50분부터 시작된다. 태안여중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이기도하다. 태안읍내 9명의 학생들의 귀가를 돕고 있다.

“아무래도 여학생들이다보니 밤길이 위험한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매일같이 부모님이 데리러 올 수도 없는 일이고요”

지난 2011년까지는 영업용 택시를 이용한 학생 귀가가 이뤄졌지만, 지난해부터는 읍내 순회 귀가차량을 서부자율방범대 차량이 대신하고 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죠. 우리 방범대를 믿고 학생들을 맡겨주시니, 저희가 오히려 더 고마울 따름입니다”

봉사를 하는데 있어 봉사를 행하는 사람이 더 기쁘고 감사하다면 그 선행이 또 얼마나 아름답고 값질꼬. 가 대장의 마음 씀씀이가 2남 2녀를 둔 가장의 든든함과 맞바꿀 만큼 믿음직하다.

“전 대원들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죠. 개인적인 일을 하다가라도 학생들 끝날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모여서 귀가서비스를 돕는 대원들을 보면서 ‘이게 사람 사는 미덕이 아닐까’ 짐짓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자율방범대가 생소했던 시절, 그저 거침없이 촌스런 모습으로 행하던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오직 주민과 지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이라며 ‘항시 대기’라는 신념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태안읍의 발판을 다지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가 대장은 꽃박람회와 마늘축제 당시 교통정리를 위해 휴가를 반납하고 봉사활동을 자청한 대원들과 눈이오나 비가 내리는 도로 위에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받는 순간이 가장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한낱 사명감이라는 이름으로만 치부하기엔 대원간 끈끈한 정이 자못 깊어 실로 놀라울 때가 많노라며 방범대 자랑을 늘어놓은 가 대장은 45세 전역에 이르기까지 선ㆍ후배들과 함께 아름다운 방범대 만들기를 계속하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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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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