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수남 칼럼
▲ 류수남 칼럼

태안향토문화연구회가 지난 6일 오전 11시 태안문화회관에서 태안문화 35호 발행을 기념하는 2023 출판기념회를 했다. 역사(歷史)를 잊은 민족(民族)에게 미래(未來)가 없다는 1913년 7월 1일자 미국신문 기사까지 인용하며 준비한 출판기념회에 가세로 군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참석자들이 궁금해했다. 
주최 측이 가세로 군수를 초대했는데 참석 못하면 부(副)군수를 포함한 국(局)·과장(課長)이라도 참석해 이유를 설명했으면 이런저런 말들은 없다. 속고 사는데 익숙한 민초들은 이들의 속내를 떠나 누구도 지역을 혼란시키는 추측 언행(言行)은 삼가기를 바란다. 
이날 행사장에는 성일종 국회의원과 신경철 태안군의회 의장은 비슷한 시간대에 두 행사가 겹친 와중(渦中)에도 두 곳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고 한다. 성일종 의원은 서산·태안 주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서산의료원의 확충과 인구증가 계획까지 발표해 주민들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축사를 했다. 그렇다보니 가세로 군수의 불참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은 말이 많다. 
누구나 매사를 느낌과 추측으로 단정하면 안 된다. 매사는 증거로 말하고 마음으로 계산하라. 우리 사회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생각하고 계산하는 사회지만 억측은 하지 말자. 
누구라도 지역을 좀먹는 억측은 자제하자. 이런 의미에서 태안문화 35호 출판기념일을 기해 우리다(多)같이 생각해보자. 여우도 죽으면 고향에 묻히고 싶어 한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이듯 탯줄이 뭍인 고향의 문화는 누구도 못 잊는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고향을 사랑하고 문화를 보존하며 발굴하는데 노력하자. 
문명(文明)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보리고개 밑에서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던 문맹(文盲)시대와는 달리 문화를 먹고, 문화를 입고, 문화를 지고 문화를 덮고 산다. 탄생(誕生)을 기리는 백일과 돌잔치, 그리고 성인(成人)을 알리는 결혼, 또 늙음을 알리는 환갑과 장수(長壽)를 알리는 고희(古稀)와 산수(傘壽), 그리고 생(生)을 마감한 상사(喪事)와 제사(祭祀)같은 대소사(大小事)도 문화라는 고리만 달면 통하는 시대가 됐다. 마당과 안뜰에서 차일(遮日)치고 손님맞이를 했던 가정사가 지금은 호텔과 뷔페 같은 대형식당에서 하는 문화 속에 산다. 
이는 장사(葬事)도 예외가 아니다. 집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르는 모습은 사라지고 장례식장을 이용한 지 오래다. 이 모두는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문맹시대는 상상도 못했다. 그렇다 보니 조상들이 물려준 가풍(家風)과 전통(傳統)이 퇴색되어 남녀 간과 세대 간 또 혈육 간의 갈등과 의견충돌(衝突)이 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화는 출생만큼이나 지킴도 중요하다. 지금 세대는 자신의 출생을 알렸던 금줄과 흙으로 돌아갈 때 마지막으로 타는 상여(喪輿)는 모르고 영구차(靈柩車)만 안다. 
향토문화연구회에 부탁이다. 연구회는 조직의 명칭까지 바꾼 의지를 살려 조상님을 모셨던 상여(喪輿)문화의 보존과 후세들의 교육을 위해 서산시와 상의해 고종과 연관이 있다는 태안의 상여보존을 우리다(多)같이 생각해보자. 
불 속에 들어가는 화장보다 상여에 실려 토장(土葬)으로 끝낸 조상님들의 장례문화를 후손들에 알리자. 
출판기념식에 불참한 가 군수에 대한 이런저런 소리보다는 옛 조상님들의 마지막 시신(屍身)과 혼(魂)을 모셨던 상여(喪輿)와 영여 문화 보존에 관심을 갖자. 또 잊어가는 지명의 유래와 숨은 지명을 찾아 보존하는데도 신경을 써라. 6.25의 잔혹사를 안고 사는 큰 한티 와 작은 한티라는 한티재의 흑(黑)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태안군이 1억 4천여만 원의 예산으로 발행하는 8개 읍·면지 발간은 향토문화회에서 발행할 노력을 하라. 또 전설이 담긴 도로나 고개 그리고 역사적 인물의 집터가 개발의 삽질로 헐리고 없어진 곳은 찾아 동판(銅板)이나 석판(石板)또는 나무를 심어 후손들에게 알리자. 또 6쪽 마늘의 고향인 가의도와 대합의 고향인 장명수같은 지명의 유래, 또 붕기풍어제 같은 전설을 전국행사로 키우는 것도 향토문화연구회에서 연구해 보라.
우리는 이순신과 류관순, 그리고 계백장군과 무학대사 같은 역사적 인물은 동시대에 같이 살지 않아 모르지만 옛 조상님들의 구전과 기록으로 아는 것처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도 후손들을 위해 기록하고 보존해 후세에 주자. 
또 출판기념회 감사패 전달은 모두가 볼 수 있는 단상(壇上)에서 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단하(壇下)의 정면에서 하라. 행사장까지 와서 객석의 모퉁이에서 주고 받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수가차포(手加車包)라 했으니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我執)은 누구도 버리고 젊고 유능한 회원을 늘려라. 
굽은 나무가 선영(先塋)을 지킨다고 했다. 고향지킴에 너나가 없지만, 고향과 생가(生家)를 지키는 지킴이들이 앞장서자. 모든 자리는 자격은 있지만 능력이 부족하고 능력은 있으나 자격이 안 되는 자리가 있음을 명심하자. 
또 책의 내용은 재탕과 삼탕 되는 내용이 있다면 줄이고 새로운 내용을 찾아 담고 횟수나 페이지 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내용의 질을 높여 모두가 찾고 모두가 읽고 싶어 하는 책을 발행하자. 
향토연구회를 오늘에 올려놓은 전(前)현(現)직 임원들의 노고(勞苦)에 감사한다. 특히 박풍수 소장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서지 못한 조직을 바로 세우는 과정에서 일부 기득권층들의 비난과 비협조에도 굴하지 않고, 조직의 틀을 바로 잡은 박풍수 소장의 노고(勞苦)를 잊지 말자. 태안사회에서는 조직과 지역의 이익을 위해 군정발전위원도 사양한 금융인 박풍수 소장을 태안군민들은 본받아야 한다. 
그리고 누구라도 내가 최고라는 자만심은 있다면 만리포 해수에 띄워버려라. 십 남매 막둥이도 늙으면 할아버지가 되고, 10대 며느리도 늙으면 할머니가 된다. 목에 힘을 빼고 오기나 감정이 있다면 버려라. 태안이 지명의 유래와는 달리 왜 이리 굉음(轟音)이 나는지 우리 다(多)같이 생각해보자. 반성도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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