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태안군유족회장  문 영 식
 동학농민혁명태안군유족회장  문 영 식

지난 8월 29일 정읍 동학농민혁기념재단 기념공원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환영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였다. 기념식은 송재영 명창의 공연으로 시작되어 문화재청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는 등재 인증서를 전달하였고 전북도와 정읍시에는 등재 인증패를 전달하였다.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인류 역사가 함께 보존 전승해야 하는 유산으로 인정되면서 앞으로 동학농민혁명정신이 세계화와 선양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은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이 되는 해로 정읍시와 기념재단은 동학농민혁명기록물 홍보를 위해 아카이브 구축, 특별전시, 해제집발간, 국제학술대회, 기록물의 외국어 번역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하며 동학농민혁명의 세계사적 위상을 드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읍시와 기념재단은 “한마음 한뜻으로 동학농민혁명의 세계사적 위상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함께 기념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기념사업을 발굴해 동학농민혁명정신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란 1894년에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기록물로 동학농민군이 직접 생산한 기록물, 동학농민군을 진압한 민간인이 남긴 문집과 일기, 동학농민혁명 견문 기록물, 조선정부가 생산한 보고서와 공문서 등 전체 185건(1만 3132면)으로 2023년 5월 24일자로 등재된 것이다.
이와 같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그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1. 기록물 등재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 절차는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한 국가들이 자국 내 유산 중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기록물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면, 자문기구의 평가를 바탕으로 세계위원회가 등재 여부를 최종결정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원칙적으로 국가별 2년마다 2건씩 신청할 수 있다. 한국의 총괄 업무는 문화재청에서 담당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기본 방침은 공모를 통해 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받은 뒤 일정한 평가를 통해 등재대상을 확정 짓는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등재 절차와 사례를 참고하여,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은 관련 기록을 2017년도에 등재 신청할 목적으로, 2015년 6월 각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만열)를 구성하였다.     
먼저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과정과 심사 기준 및 현황을 살펴본 뒤 신청서 초안을 작성하고 수 차례 수정 보안을 거친 뒤 문화재청에 신청을 하였다. 그 결과 2017년 6월에 4.19혁명 기록물과 함께 등재대상 기록물에 선정되었다.
문화재청은 2017년에 선정한 기록물을 2017년 유네스코에 신청, 2019년도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 할 계획이었으나 유네스코는 제도개선을 이유로 접수를 연기, 2021년 4월에야 관련 제도개선을 확정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을 변경된 제도에 맞추어 등재 신청서를 수정하였다.
심의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것은 1894년 역사적 대 사건이 혁명인가, 운동인가 하는 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2023년 3월 8~10일 집행이사회에서 시청대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등재권고 결정이 내려져 5,18일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최종 승인함으로써 2023년 5월 24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2.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의의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단지 기록물 자체의 의미 외에 기록물에 담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사실과 가치 및 정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인류의 집단기억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첫째,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일국가의 기록물이 아니라 세계 모두의 기록물이 되었다. 또 하나의 K-기록물이 탄생한 것이다. 이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세계 인류 차원에서 관리되고 보호, 활용되어야 한다.
둘째,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단지 기록물 차원이 아니라, 그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세계적인 사건으로 격상된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이란 용어가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에서 인정, 세계적으로 통용됨으로써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위상과 가치가 한층 제고 되게 되었다. 따라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역사와 정신 이해는 세계사적인 수준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셋째,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기록물 속에 담긴 가치, 즉 민중, 인권, 정의, 평등 등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한 한국인의 경험이 세계인의 경험이 된 것이다.
3, 세계기록유산으로서의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공식 명칭은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안내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동학농민혁명과 동학운동이란 용어가 동시에 사용되고 있으나, 공식 기록물 명칭이 동학농민혁명이란 용어를 사용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사실상 동학농민혁명 이란 한국사 용어가 세계사적인 용어로 공인된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범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5건 총 13,132쪽이다. 1894년-1895년에 걸쳐 전개된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물로서 공공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로 국한하였으며, 동학농민혁명 전후의 동학 관련 문서와 개인 소장 문서, 그리고 생산 주체가 외국 기록물은 제외하였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가치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근대사회로의 변혁기에 민중들이 지향한 민주, 평등, 인권, 공정, 자주 평화 등과 같은 가치가 세계 인류와 공유되고 기억되어야 할 유산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의 중요한 기치가 한국이 민주사회로 가는 동력과 기반을 제공한데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만큼 실제 동학농민혁명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위상과 의미 등이 통사적 관점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를 통해서 사발통문, 무장포고문 등과 같은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오늘날의 민주시민 교육, 인권운동, 양성 평등운동의 기억 매체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후손으로, 2차 동학농민혁명참여자로서 항일투쟁에 앞장서 봉기해서 수많은 선열들이 희생된 태안지역에서, 그분들이 남긴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되어 다시 한번 국위를 선양하고 죽어서도 나라를 한 단계 높여 주는 현실 앞에 서서 눈물 어린 감회에 젖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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