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 의장  신 경 철
태안군의회 의장  신 경 철

2007년 12월 7일, 태안군민을 실의에 빠트린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15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간 태안군민들이 흘린 눈물과 땀방울은 감히 헤아릴 수 없으며, 피해민들의 마음고생이야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가슴 속 저마다의 단단한 응어리가 맺혀 있음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입니다.
123만 자원봉사자와 태안군민의 노력 덕분에 자연 생태계는 이전의 모습을 완벽하게 되찾았고, 이른바 ‘태안의 기적’이 전 세계의 귀감이 되어, 최근 태안유류피해극복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청정해역을 되찾은 태안의 바다와 달리, 군민이 겪은 아픔과 상처 치유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그 이유는 기대와 염원 속에서 출범한 ‘허베이 사회적 협동조합(이하 허베이 조합)’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정 기탁한 1,503억 원을 전액 회수 조치하라는 결정이 지난 8월 4일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2018년, 의원에 당선되면서 언론 특별기고 등을 통해 삼성출연금 1,503억 원이 피해민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회수조치 결정된 기금은 유류피해 사고 발생 이후, 가해자인 삼성중공업이 출연한 지역발전기금입니다. 2,024억 원 중 1,503억 원을 허베이 조합 태안지부에, 나머지 521억 원은 서산·당진·서천지부의 배분금으로 지정 기탁하라는 대한상사중재원의 판결에 따라 배분되었던 금액입니다.
2015년 8월에 창립총회를 통해 설립된 허베이 조합은 앞서 언급한 판결대로 지정기탁 받게 되어 모두의 기대와 응원 속에서 지정기탁 받은 기금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허베이 조합은 조합원 모집과 대의원 등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부터 진통을 겪었고 결국, 이사장 탄핵 등 파행으로 치닫게 되며, 끝끝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전액 회수결정을 통보받았습니다.
삼성 출연금은 우리 군민들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닐 수 있으나, 절대 가벼이 여겨서도 안 될 것입니다. 덧붙여, 그 기금을 운용함에 있어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만 했지만, 허베이 조합은 파행 운영으로 여러 갈등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반환 기한이 넘은 지금까지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허베이 조합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전액 회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해수부 등 관련기관의 행정절차 및 반납하지 않은 출연금 반납을 적극 이행하기 바랍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출연금 회수 조치가 끝나면, 우리 군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당초 배분 계약대로 피해민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회수조치된 기금은 우리 군에 기탁하여, 군에서 직접 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이 현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성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군이 군민들이 원했던 사업들을 지금이라도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집행 방향이라는 것이 오늘날 태안군의 지배적인 여론이기도 합니다. 세금 등 우리 군 직접 기탁에 제약이 있을 경우, 군 차원에서 해수부 및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적극 협의하여, 당초 출연 취지와 같이 오롯이 피해민들을 위해 쓰여질 수 있도록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바랍니다.
향후 군에서 기금을 지정기탁받아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허베이 조합의 운영을 반면교사 삼아 사업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추진하여 주기 바랍니다. 나아가, 해당 사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는 우리 군에서, 신속히 관련 T/F팀을 구성하여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또한, 군이 주체가 되어 사업 추진 시에는 과거 기름유출사고 당시 읍·면별 기름수거량, 피해신고접수내역, 피해보상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토대로 사업 발굴과 예산 편성할 것을 함께 당부드립니다. 
지금까지 태안군민들은 허베이 조합의 내부 이권 다툼과 지리멸렬한 사업추진에 모두 실의에 빠진 상태입니다. 또한 이러한 파행으로 가장 큰 상처받은 군민분들은 바로, 유류사고 피해민들일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피해민의 재기와 환경복원을 위해 기금이 출연된 본연의 취지대로, 군민 모두가 한뜻으로 동참할 수 있는 사업이 향후 추진되길 바라며, 태안군의회의 의원이기 이전에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정상화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SNS 기사보내기
태안미래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