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뫼신문 발행인 전영주
놀뫼신문 발행인 전영주

자연의 다양성 파괴, 부메랑 되어 재앙으로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는 20~25만년 동안 천만 명도 안 되는 적은 숫자로 수렵과 채집을 하며 지구 전역에 흩어져 살았다. 그러다 불과 1만여 년 전 농경을 시작하며 폭발적으로 숫자가 늘어 오늘날 78억 명에 이르렀다.

78억 명에 이르는 인류와 인류가 기르는 가축 전체의 무게를 합하면 지구 전체 동물의 무게에 96~99%에 달한다. 이는 생물의 다양성인 자연계의 균형을 깨트리는 대재앙 수준이다.

최근 번역·발간된 ‘롭 시어스’의 『지구에서 가장 큰 발자국』이라는 책에서는 “78억 명의 인간으로 1명의 거인을 만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지구의 환경문제를 감각적으로 파헤쳤다. 이 거인은 키가 무려 3km에 이르며 몸무게가 2억9천만 톤에 달한다. 매년 나무 150억 그루를 없애고, 달걀 1조3천억 개를 먹어 치우며, 우유 8천4백억 L를 마신다. 문제는, 음식의 3분의1은 그대로 내버린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인류대멸종의 전조현상

 

우리는 ‘메타버스’와 ‘엔에프티(NFT)’를 모르면 ‘뒤쳐진 사람’으로 보일까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언어를 이해하는 척이라도 한다. 그러나 ‘RE100’, ‘택소노미’ 등의 기후위기 의제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다”는 당당함을 보인다. 심지어 최근 열린 대선후보 토론에서 대통령 후보조차 이해 못해 논란이 일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성장과 투자의 언어에는, 아무리 어려운 외국어를 사용해도 환영받고 있다. 그러나 삶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외면한다. 농어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날씨 때문에, 수온이 올라가, 기온이 높아져서 품종을 변경해야, 비가 너무 자주 와서, 어획량이 줄어서 등의 하소연은 한가로운 윤리적 걱정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하소연이다. 기후위기 대재앙의 시그널을, 외국어 하나 섞여 있지 않은 생활언어로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지구상에는 그간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 모두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것이다. 지금은 천재지변도 없다. 그런데 인간에 의한 자연의 간섭과 교란, 파괴 등이 끊임없이 일어나며 기후가 변화하며 코로나와 미세먼지 같은 것들이 갑자기 나타나 피해를 주고 있다. ‘과학으로 자연을 정복했다’는 오만 때문에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의 한 종이며, 생태계의 일부라는 엄연한 현실을 망각해서 일어나는 자연계의 경고다.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는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은 지구상에서 인간을 멸종시킬 수 없다. 이는 사람도 모두 다 적응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지구상에서 한 명도 남지 않는 멸종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부터 기후위기를 기회로

 

기후학자들은 “이제는 ‘기후변화’라고 하기보다는 ‘기후위기’라고 하는 게 맞다”고 이야기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주범이다. 이산화탄소는 이미 상당량이 배출되었고 지금도 배출되고 있다. 인간이 뿜어낸 온실가스의 양을 일순간에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발견해 내지 않는 한, 이런 상태는 유지될 것이다. 이미 선을 넘어서 상당히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포기할 수 있는 문제는 분명히 아니다.

지구상의 78억 명의 인구 중에서 8%만이 65세를 넘겨 살며, 7% 이내의 인구가 밥을 맘껏 먹고, 깨끗한 물을 마시며,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즐기며 살고 있다. 그리고 지구의 경제를 계속 키워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GDP(국내총생산)를 기준으로 발전에만 집중하는 방식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놓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훗날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좀더 나은 지구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삶의 방식을 조금씩이라도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를 가져온다는 건 일상생활에 불편함과 고통을 수반한다. 이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인식시키는 교육”과 “나부터라는 참여의식”이 필요하다.

환경과 기후에 대한 문제는 캠페인과 홍보성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나 하나 빠져도 문제가 없겠지?, 내가 죽은 다음에 생길 문젠데, 꼭 나까지 끼어야 되나?” 등의 안일한 사고가 더 큰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우리지역부터 앞장 서보자. 위기를 기회로 바꿔보자. 지구의 기후위기는 어느 한 사람이, 어느 한 국가가 어느 날 갑자기 한 번에 해결할 성질의 일이 아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조금씩 불편하게 살면서 점진적으로 바꿔나가야 될 지속적인 생활습관이다.

SNS 기사보내기
태안미래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