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저기 모캥이에 가면 멧텡이 세워져 있을껴, 그거 가져와!"
"알었슈~"

‘모캥이’ 또는 '목캥이'라는 말이 있다. 태안 사람이 아니라면 도무지 무슨 뜻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골목 모퉁이나 후미진 곳을 말하는데, ‘모퉁이’를 ‘모캥이’로 지칭한 듯하다.

어른들이 그냥 부르기 편한 대로 쓰던 말로 보인다. 또 모캥이?, 목껭이?, 목깽이? 정확한 표기도 알 수 없다. 그냥 소리나는대로 ‘모캥이’라 하면 어른들은 잘 알고 있다.

시골집 뒤뜰이나 대문이 아닌 쪽문 주변을 ‘모캥이’라고도 했다. 쪽문이나 뒤뜰은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모퉁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평안북도와 태안, 연관성 연구과제

‘모캥이’가 태안에서만 쓰는 말인 줄 알았더니, 골목을 뜻하는 평안북도 사투리로도 기록되어 있다. 비슷한 뜻의 사투리가 평양북도와 태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과거 평안북도와 태안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이 부분은 차후의 연구과제로 남긴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같은 뜻의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면 지방 사투리 범위에서 벗어나 표준어 등재 이유가 충분한데, 이 부분도 흥미롭다. 

집 마당에서 아이들이 술래잡기 할 때 '모캥이'를 돌아 숨어야 안전하다. 어느 시인이 술래잡기를 묘사한 작품에서 모퉁이를 표현한 대목이 있어 한 구절만 소개한다.

"모퉁이 돌아 숨어도 머리카락 보인다"

우리 주변에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감추려 해도 술래가 눈을 뜨면 금새 찾아낼 수 있다. 어리석게도 자신의 정체성을 뒤로 하고 부당한 환경과 타협하는 자들이 많다. 스스로 ‘모캥이’ 쪽으로 움츠리는 타입이다./이재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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