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인해 바지락이 폐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태안군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의 군내 '봄철 바지락 폐사 현장조사' 결과 바지락이 폐사한 원인은 가뭄으로 인한 영향이기 보다는 바지락의 생리적인 현상과 갯벌 주변환경이 폐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바지락은 2월에 생리적으로 가장 약한 시기로 손상을 받은 개체들이 3~4월에 계절풍 방향이 바뀌면서 저질변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가중으로 재잠입하지 못하고 노출돼 폐사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연구소 관계자는 전했다.

군은 지난 11일 현재 관내 어촌계별 바지락 폐사율은 평균 10%내외로, 그 중 안흥어촌계의 바지락 폐사율이 45%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갯벌연구소는 지난 4월 3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약 40일간에 걸쳐 군 관내 11개 어촌계 지선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였다.

조사내용 및 방법으로는 △양식장 퇴적물 구성 등 환경조사 △폐사 지역의 폐사율 조사 △폐사 지역의 바지락 생태조사 △씨뿌림 여부 및 시기, 어장 면적, 과거 폐사발생 유무등의 정보를 파악하는 청취 조사 등 다양하게 진행됐다.

연구소가 이같은 내용과 방법으로 바지락 폐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저질환경과 수질환경에서 별다른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다만 폐사지역의 폐사율 조사에서 노출시간이 긴 어장에서 폐사율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파도리와 마금은 0.25㎡당 400개체 이상의 많은 바지락이 서식해 밀식으로 인한 산소부족과 호흡곤란 증세에 의해 폐사하는 등 서식밀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서해안 일대(인천 옹진군, 경기 안산시, 화성시, 충남 당진시, 서산시, 홍성군, 보령시, 전북 고창군 등)에서 거의 동일한 시기에 유사한 폐사현상이 나타난 점으로 미뤄볼 때 태안군 관내 지역의 폐사원인도 가뭄의 영향이기 보다는 타지역과 유사하게 기상요인, 어장환경 및 질병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로 단정했다.

이에 현지 어업인의 “폐사가 시작된 시기는 3월 하순부터이며 4월 중순에 폐사된 바지락이 많이 노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연구소는 “봄철 바지락의 폐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겨울철의 기온과 해황을 분석한 결과, 2월에는 최저 -14.2℃~최고 11.7℃로 2010년에 비해 추운 날씨가 지속돼 바지락의 폐사가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4월 3회에 걸쳐 강풍을 동반한 풍랑주의보와 풍랑경보가 4일에 걸쳐 발효돼 폐사율을 증가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군 관계자는 “향후 양식장의 폐사감소를 위해 채취시기 및 서식밀도 조절, 모래 살포, 저질 경운, 풍파 방지시설 사업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바지락이 폐사된 지역에 대해 군 예비비를 활용해 종패 살포 등 피해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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