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부모님들은 새 식구를 맞이하면서 두 사람을 앉혀 놓고 덕담으로 "한쪽이 이해하고 가정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라"는 말이 있다. 이는 남이었던 자신들이 부부라는 인연의 울타리 속에서 많은 세월을 살아본 결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희생해던지 간에 어느 한쪽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정 가족의 평화가 지켜졌던 사실을 알고 있기에 했던 말일 것이다.

사람이 처음 만나서 결혼을 할때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한다. 그런데 주위의 사람들을 보면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 모두가 "아이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산다"고들 말한다. 그레서 결혼하기가 겁난다는 것이 요즈음 세태다.

가까우면서도 때로는 가장 먼 사이인 '부부'. 부부는 전생에 원수가 만나서 그런다고 한다. 원수였기에 결국 서로가 융화되지 못하고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면 전생에 원수끼리 만나서 복수하는 건지 이혼상담 건수와 이혼율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 이혼은 더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소중한 부부간의 존재를 잊고 사는 것 같다. 부부간의 극단적인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선택하는 것이 바로 이혼이다. 세상이 변하고 생각이 바뀌면서 이혼 세태도 변하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지난해 상담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이혼의 특징과 원인 등을 살펴봤다.
상담소는 지난해 15만7336건의 이혼상담을 실시했다. 본부는 7만1698건, 전국 31개 지부는 8만5638건의 상담을 벌였다.

본부에 실시한 상담 7만1698건을 분석해보면 법률상담이 6만9827건으로 가장 많았다. △화해조정(1288건) △소송구조(377건) △소장 등 서류작성(206건) 등의 순이었다.

상담방법별은 면접상담 1만1073건, 전화상담 3만653건, 통신상담 5225건, 서신상담 3건, 지상상담 67건, 순회상담 466건, 출장상담 2만4211건이었다.

본부의 면접상담 1만1073건 중에서는 이혼상담이 46.8%(5177건)로 가장 많았으며 부부갈등 13.6%(1507건), 파산 6.9%(757건), 상속 5.7%(632건), 양육비 3.9%(436건)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0년과 비교해 전체 면접상담(1만1073건) 중 상속에 관한 상담 건수가 약 3.4배(185건→632건) 증가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된 탓이다.

친권·양육권(168건→284건)과 양육비(336건→436건) 등 이혼후 자녀의 복리 관련 상담 건수도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이혼상담 총 5177건 가운데 남녀 모두 40대[여 1435명(32.9%), 남 268명(32.8%)]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중년 부부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여성은 6호(기타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생활무능력 순),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다. 남성은 6호(기타사유-성격차이, 장기별거, 생활양식 및 가치관차이 순), 2호(아내의 가출), 1호(아내의 외도) 순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0년에 비해 6호사유는 남녀 모두 증가(여성 38.5%→40.4%, 남성 48.8%→51.1%)했다.

2010년에 비해 60대 이상 남녀의 이혼상담 비율도 모두 증가했다. 여성은 254건에서 402건으로 남성은 57건에서 122건으로 각각 높아졌다.

60대 이상 여성들이 호소한 이혼사유는 6호(기타사유-장기별거, 경제갈등, 성격차이 순), 3호(남편의 폭력), 1호(남편의 외도) 순이었다. 남성은 6호(기타사유-경제갈등, 성격차이, 의부증 순), 1호(아내의 외도), 2호(아내의 가출) 순의 이유로 이혼은 상담했다.

요즈음 사람들은 쉽게 쉽게 결혼하고 쉽게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언뜻 생각하면 결혼하면서 이혼을 준비하는 것같아 보인다. 결혼생활에 들어가면 부부 각자의 심리 내면에 억압된 본성이 들어나고 폭력으로 감정을 표출한다. 고부갈등을 비롯한 친인척들의 원만하지 않은 개입 등 결국 관계가 좋던 부부에까지 악영향을 미쳐 이혼에 이른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된지 오래이다. 이혼상담 사유들 중에 가장 많은 가정폭력(3호)은 근절돼야 된다. 가정폭력도 범죄행위이다. 부부갈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에 인격무시, 경멸, 남의 탓하기 등 쉽게 내뱉는 말들이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부드러운 대화법을 활용한다면 갈등은 줄여들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혼을 절대로 충동적으로 결심하고 행동해서는 안된다. 한 순간의 감정에 휘말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면 부부 자신들의 후회는 차치하고라도 이혼의 후폭풍은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자녀들의 경우 앞으로의 사회생활을 시작하기전부터 마음의 상처 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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