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1천만 관광시대를 연 태안군!
삼면을 바다로 두른 형상은 우리나라 지도와 다를 바 없다.
바다와 산은 연인과도 같은 사이다. 해마다 해수욕장을 비롯한 관광지마다 사람들은 늘고 있는 반면 정작 우리 군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추천할 명소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본지는 기획취재를 통해 역사적 배경이 담긴 태안 8경과 함께 이와 어우러진 각 지역의 아름다움을 홍보 하고자 한다.


안면 송 선비의 올곧은 자태처럼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자라 옛 왕조의 역사와 함께 세월을 안고 가는 소나무이야기 그리고 안면도 이야기... 두 이야기를 시작하려합니다.

아름다운 소나무 안면송은 송금정책의 일환으로 조선 11대왕인 중종(1488~1544) 초기에 조정에서 직접 관장을 하고 궁궐을 짓는 재목과 왕족이 죽으면 사용할 관곽재로, 또 조선재로 이용했다고 기록 되어있다.
단일 수종으로 500년 이상 보호된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으로써 수령 100년 내외의 안면 소나무 천연림이 381ha에 집단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고, 주 수종인 안면송은 안면도 창기리, 승언리, 중장리 일대를 중심으로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품질이 우수하고 크기도 장대해 고려시대부터 궁궐이나 선박용으로 사용돼 왔고,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을 지을 때도 이곳 나무를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지난 2008년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을 복원하는 사업에 송능권(안면읍 중장리)씨가 기증한 안면송 150년생 425그루(시가 약 4억 원 추정)가 최기영 대목장(국가지정 중요무형 문화재 74호)에 의해 숭례문의 서까래와 기둥, 지붕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한 번 안면송의 가치가 주목을 받았다.

안면도 표지판을 따라 잘빠진 도로를 달려 승언리 읍내길 로 접어 들어가는 도중 인상적인 정당리 소나무 숲길과 우측에 안면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필자에게 ‘안면 암’은 아름다운 해안절벽 절경과 입구에 금불상이 인상 깊게 먼저 떠오른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末寺)로 1998년에 창건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면도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노을에 비친 안면 암을 찍기 위해 시간을 맞추어 해질 무렵 찾았지만 생각보단 그리 멋진 사진을 얻지는 못하였다.
다만 저녁 빛에 물든 천수만의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사진으론 한 번도 배신한 적 없는 꽃지 할미. 할아비 바위로 바삐 움직였지만 이 역시 붉은 노을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날씨 탓만을 하면서 일몰을 촬영하기 위해 찾아온 사진작가에 뒷모습만 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역사 문헌 속에 할미할아비바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보면 신라 제42대 흥덕왕(興德王, 재위 826~836)때, 지금부터 약 1,150여년 전 해상왕 장보고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신라를 잇는 해상교통로를 설치하였다.
그리고 서해안의 중심지인 안면도 건승포에 전략 기지를 두고 책임자로 ‘승언(承彦) 장군’을 파견하였다.
승언 장군에게는 ‘미도’라는 아름다운 부인이 있었고 장군과 부인은 서로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그러던 어느 날 상부의 명령을 받고 출정하기 위해 장군은 부인과 헤어졌다. 부인 미도는 날마다 건승포 바위에 올라가 속을 태우며 남편이 돌아오길 눈이 빠지도록 기다렸다.
이렇게 수년을 기다리다 부인 미도는 바위 위에서 죽고 말았다.
그러자 그 바위가 남편만 돌아오길 기다리며 서 있는 부인의 모습으로 변해 버렸고, 그 옆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또 솟아올랐다. 세상 사람들은 그 두 바위를 ‘할미할아비 바위’라 불렀다.
사람들 사이에는 민화 전설로는 사공 남편을 기다리는 할미바위로 회자되기도 하였다 한다.
이 전설은 정절을 지킨 열녀설화와 맥을 같이하지만 그렇지만 상부의 명령으로 전쟁에 출정하여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린다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유교 사회의 열녀설화들과는 다른 애틋한 민중의 정서를 담은 애정 담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전설은 봄에는 매화, 여름에는 해당화가 줄지어 피어 ‘꽃지’ 또는 ‘화지(花地)’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름다운 해변과 방포 항으로 연결된 꽃다리 그리고 두 바위 뒤로 넘어가는 아름다운 낙조가 있는 명승지와 남녀 사이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어울려 그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참고문헌 : 안면도지(안면도지 편찬위원회, 1990년), 태안군지(태안군, 1995년)
*출처 : 서산 민속지(하)(서산문화원, 1987), 충남 전설집(하)(충청남도향토문화연구소, 1986)

노을 진 해변을 뒤로하고 안면송 향기와 함께 해안가 도로 끝 백사장항의 화려한 불빛과 함께 아름답게 서있는 해상인도교 ‘대하랑 꽃게랑’(길이 250m)은 지난 2013년 태안군이 해양관광의 랜드 마크로 거듭나기 위해 개통한 백사장항 해상인도교다.
‘대하랑 꽃게랑’다리는 백사장항과 남면 드르니 항을 하나로 만들었다.
드르니 항에 앉아 칡흙 같은 밤바다에 무지갯빛으로 비친 화려한 조명 빛은 7월이 되면 4주기가 되는 공주 사대부고 학생들의 참사의 슬픔을 함께 하려는 듯 힘없는 물살만 눈물 흐르듯 조용히 흘러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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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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