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진 경장
윤수진 경장
얼마전 당직을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윗층에 사는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을 만났다. 그 시간이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까지 뭐하다 이제 집에 들어가나 싶어 학생에게 물었다. 학생의 대답은 학원에서 “수업 끝나고 공부하고 오면 이시간이예요”라고 했다.

아이의 대답에서 피곤에 지치고 학업스트레스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었다.

한국은 OECD 34개회원국 가운데 수학 1위, 읽기 1~2위, 과학 2~4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하나 학생들이 느끼는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는 최하위권에 머무른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 또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쓴 일기장을 한편 살펴보자.

“나는 오늘도 학원, 숙제에 치여 밤 11시에 잠이 든다, 내 꿈은 뭐지, 엄마가 원하는 예일대?”, “밤 12시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곳이 뭐가 좋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선생님이 이 학원이 좋다, 저 학원이 좋다 고 말하니까 엄마들은 애 데리고 이리저리 애들을 혹사시킨다.” “학원이 싫은 이유? 선생님이 있으니까, 숙제가 많으니까, 스트레스를 공급하는 곳이니까”.

현재 우리 아이들, 청소년들이 학업위주의 생활에 너무나 지쳐있고 아이들이 누려야 하는 행복한 권리는 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부모는 아이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야 하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요즘 문제가 되는 학교폭력, 모바일 중독, 사이버 폭력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일지 모른다.

수학 1등, 영어 1등이 과연 우리 자녀의 행복지수보다 더 우선일수 있을까?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였다. 어떤 자녀로 성장하느냐는 부모의 손에 달린 것이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가 아닌 우리 아이가 원하는 대로의 삶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지켜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이다.

나는 지금 좋은 부모인가 다시금 되돌아보고, 아이의 눈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어른의 욕심은 잠시 내려놓는 시간을 가져봐야 할 때이다.
그래야 내 아이가 행복하다.

SNS 기사보내기
태안미래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