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만3천명이 거주하고 있는 충청남도 태안군.
이중 3만에 가까운 인구가 태안읍에 밀집돼 있다.
태안은 서해안 대표적 수산물의 생산지로 사계절 즐기는 활어는 물론 황토에서 자란 6쪽마늘, 생강, 달래, 알타리무 등 풍부한 농산물로 말 그대로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는 고장이다.
하지만 땅거미와 함께 찾아오는 삭막하기까지 한 도심 속 인적 드문 상점가와 시장통 사람이 그리운 골목 안은 ‘불 꺼진 상권’의 오늘을 대변하고 있다.
안면도(안면읍)와 만리포(소원면), 솔향기길(이원면) 등 주말 관광객들의 분산으로 정작 태안읍내 시장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해서 태안미래신문은 태안상권살리기운동의 일환으로 ‘제1화 태안상권의 현주소’, ‘제2화 태안의 홍보맨이 되어주세요’, ‘제3화 당신이 태안입니다’를 연속 기획보도하며, 태안시장 경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 시장경제의 신호탄이 될 만한 구심점들을 파악해 보도한다.
이번호는 두 번째 기획으로 타 지역 상권에 대한 시장흐름의 변화와 소비계층의 심리를 파악한 각종 편의시설 설치 및 시장 특성화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선진지 사례를 파악, 그 동향을 헤아려본다.<편집자 주>

태안의 홍보맨이 되어주세요

태안군청 경제진흥과 이현태 경제정책팀장은 태안상권에 대한 견해에 대해 지역 축제와 연계한 상권살리기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안군은 지난 2013년까지 유류사고의 가해자인 삼성에게 태안사랑상품권을 판매해 일정부분 지역 상권살리기에 일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유류사고 기금통합에 대한 보상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태안사랑상품권 구입은 중단됐다.
지금도 태안 농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인데다 타 상품권에 비해 수수료가 없지만 찾는 이들은 드물다. 군내 가맹점만 2400개. 하지만 이 상품권을 사는 사람도 상품권으로 물건을 파는 사람도 지역 상품권에 대한 애착은 크지 않다.
지난 호에서 언급했다시피 태안군은 오는 10월 태안읍중앙로상가번영회(회장 이강웅)측과 함께 거리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그간 명맥이 끊겼던 거리축제의 부활은 우리지역 상권에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일단 상권 전체에 대한 전반적인 위기의식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가장 큰 디딤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다음으로는 인근 서부시장과 특산물전통시장과 연계되는 거대한 상권의 성립이다.
이를 위해 군은 전통시장 내 신용카드 단말기 활성화와 먹거리 부재 해소, 체험관광 발굴, 적정가격표시제 등의 기반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를 기반으로 한 지역 특화브랜드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 오는 7월부터 태안특산물전통시장(회장 문기석)이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에 대한 사업을 시작한다.
현 시장 앞 화장실 건물 1층에 관광안내소가 마련되고 시장 내에도 특산물판매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번 문광사업과는 별도로 지자체 시설현대화사업인 비가림시설과 천장 아케이드 시공도 연차적으로 추진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문가 2~3인과 시장상인 등으로 구성된 문화관광형시장사업추진사업단의 발족으로 태안의 문화와 전통을 살릴 시장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군은 이에 걸 맞춰 태안경제사랑운동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산이다.
각 기관 및 기업들이 참여하는 상권운동에 지역인력 채용과 군내 특산품 팔아주기, 포상 시 태안사랑상품권 구매 등을 통해 동네 장보기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것이다.
태안읍내 3개 상인회측과 상의해 고공물가 잡기와 상품의 적정가격 명시, 원산지표시 생활화 등도 함께 병행돼야 할 숙제다.
또 축제기간 향토음식경연대회를 열어 지역 농수산물을 이용한 레시피 개발에도 공을 들일 생각이다.
문화관광형시장은 태안의 체험관광과 특산물을 어우를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부시장 비가림시설 공사 완공과 함께 열린 ‘서부시장문화체험행사’는 이 같은 군의 의지를 반영하는 축제로 변모했다.
군내 초등학생과 다문화이주여성 등을 참여시켜 그림전시회와 다문화음식맛보기 행사로 각 나라 전통음식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군은 이러한 주민 여론에 태안읍 3개 시장에 대한 대표축제 발굴과 특산물전통시장 내 상가핵심시설에 대한 정비안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사계절 관광지에 맞는 지역 경제 활성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는데 이는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 서부시장 비가림시설 공사 완공과 함께 열린 ‘서부시장문화체험행사’에 군내 초등학생과 다문화이주여성 등이 참여, 그림전시회와 다문화음식맛보기 행사로 각 나라 전통음식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지난해 11월 서부시장 비가림시설 공사 완공과 함께 열린 ‘서부시장문화체험행사’에 군내 초등학생과 다문화이주여성 등이 참여, 그림전시회와 다문화음식맛보기 행사로 각 나라 전통음식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지난 2013년 태안군이 실시한‘ 태안상설시장 활성화 타당성 평가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시장 태안특산물전통시장 각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급여가 점주나 그 가족에 비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 각 점포에서 일하는 본인의 평균급여가 119만7872원, 가족이 101만6667원인데 반해 종업원은 222만2222원으로 나타났다.
취급상품으로 따져 종업원 인건비가 가장 높은 곳은 수산물점포(258만3333원)로 기타소매업(200만원)과 음식점(125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단골손님 비율도 전체의 52.7%로 절반이상을 차지했으며 일일 평균 매출은 평일 14만5000원, 주말ㆍ휴일 14만9658원으로 수산물 매출이 44만6154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주 소비자층의 연령도 60대 이상이 42.6%, 50대 37.3%, 40대 17.0%, 30대 3.2%로 노년층에 집중돼 있었다.
시장 내 필요한 시설 및 개선될 점으로는 주차장 확장 설치가 30.9%로 높았고 아케이드ㆍ지붕개보수 18.1%, 조명ㆍ바닥개선 16.0%, 간판정비 8.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시설 개선과 관련해 비용부담 후 참여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상인 60.6%가 비용을 고려해 참여의사를 결정하겠다고 답했으며 참여하지 않겠다는 응답자도 18.1%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응답자 13.8%보다 높았다. 또 아예 사업추진이 필요 없다는 상인들도 7.4%나 돼 변화에 부정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태안상설시장(현 특산물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1순위는 현행유지가 29.8%, 전면 재건축 25.5%, 리모델링 18.1%, 고객편의시설보완 16.0%가 대부분이  60~70대 고령인 상인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시장 재건축 후 상인들이 희망하는 시장 형태는 품목을 보강한 종합형시장이 62.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수산물중심의 특화시장 25.5%, 1차식품위주의 식품중심형시장 4.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에 비해 타 전통시장의 경우는 어떨까.

광주 대인시장
광주 구도심에 있는 대인시장은 59년 공설시장을 개장된 이래 한동안 지역상권의 중심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도 한때는 상권이 몰락직전까지 이르렀던 적이 있었다.
텅빈 시장에 반전의 계기가 찾아온 것은 예술인들이 모여들면서부터다. 전통시장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느낀 예술가들이 시장 내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곳곳에 벽화를 그리면서 시장은 문화ㆍ예술공간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인시장의 지역 전통을 살리고 싶어 하는 예술가들과 상인들의 만남. 여기에 2011년 대인시장에서 개최된 광주비엔날레가 소위 ‘대박’을 치면서 시장상권도 급격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현대미술과 전통시장의 결합이 호평을 받자 참여 작가 중 5명은 아예 시장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상인들과 동거를 시작했다. 
떠나갔던 상인들이 다시 모여들면서 대인시장의 점포는 다시 400개로 증가했다. 이중 60곳은 청년들과 예술가들의 공간이다.
현재 대인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중소기업청 등이 주최하는 대인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 ‘대인스토리’와 문화체육관광부, 광주시가 주관하는 아시아문화예술활성화거점프로그램 대인예술시장 ‘별장프로젝트’. 이 가운데 야시장으로 펼쳐지는 별장프로젝트는 약 250개팀이 신청해 그 가운데 100개팀이 참여한다. 대다수 셀러들은 청년상인과 예술인. 찾는 방문객의 80%도 20~30대 젊은 층이다. 그야말로 전통시장의 풍경이 천지개벽한 셈이다. 
30일은 한 달에 한 번 대인야시장이 열리는 날. 해가 저문 7시. 추첨으로 뽑힌 번호표에 따라 좌판대가 펼쳐지고 인파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환하게 밝혀진 시장거리. 작가와 상인들이 내놓은 액세서리, 그림엽서, 머그잔 등을 사려는 사람들의 흥정소리로 시끌벅적해진다.

미야노가와상점가
사아타마현 치치부시에 위치한 미야노가와 상점가의 가장 큰 특징은 ‘나이트바자르’, 즉 야시장이다. 야시장을 통해 일본 각지의 상점가와 교류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ㆍ관광에 기여하고 있다. 약 20년 전 지역민이 ‘미야가와쵸공영회근대화연구회’를 결성, 상점가 활성화를 논의한 끝에 소비자의 생활유형이 주간형에서 야간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사실에 착안해 지역축제인 치치부축제를 이용, 나이트바자르를 실시하게 됐다. 교외의 대형마트와 구시가지의 경쟁 속에서 상점가 스스로의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현재까지 200회가 넘는 야시장을 열었다. 나이트바자르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실시되고 있으며 약 3만여명의 인파가 참석해 활기를 띠고 있다.
이 시기엔 기차역에서 도시락을 판매하는가 하면 옛 동전을 본떠 만든 미야노가와 동전 상품권을 발행하기도 한다. 이 상품권은 소장가치를 높인 까닭에 상품권 회수율을 낮춰 상인회의 수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 1년에 약 2억7000만 엔에 달하는 동전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보케리아시장
스페인 바르셀로나 람블라거리 중심부에 위치한 보케리아시장은 상인 대부분이 집안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내 상품 구성이 대체로 블록화 돼 있어 고객의 쇼핑을 편리하게 돕고 있다. 업종 구성은 농·수·축산 점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상품은 신선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까닭에 특히 수산물의 경우 대부분 살아 있는 상태로 판매하고 있다.
보케리아시장은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가격 표시가 잘돼 있어 고객이 가격 대비 상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점포에서 영수증을 발행하는 것은 물론이다. 시장 내 상품광고를 통해 광고수익도 얻고 있는데 이는 상인회 운영비용으로 충당하는 시스템이다.
보케리아 시장 활성화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요리교실’이다.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자연의 재료를 사용하여 만든 요리가 몸에 더 좋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한 취지로 열린 요리교실은 반응이 너무 좋아 현재 예약이 밀린 상태다. 요리교실은 유통업체가 상인들을 초대하여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장소로 사용하는 동시에 어린이와 요리강사가 같이 보케리아 시장에서 장을 보며 어린이들의 경제관념까지 올바르게 유도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직업요리사를 위한 전문 과정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교실로 전환돼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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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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