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만씨
최규만씨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세상을 도우며 사는 어부가 있어 소개할까 한다.

사연 속 주인공은 올해 예순 셋 근흥면 신진도리에 사는 최규만(63ㆍ근흥면 신진도리ㆍ어선어업ㆍ사진)씨다.

태안군수산발전협의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아내 최명숙(57)씨 슬하 두 아들을 둔 이 시대 평범한 가장이다.

그런 그가 특별한데는 40여년간 어업에 종사해온 신통방통한 외길인생에도 있겠지만 불의의 사고로 왼쪽다리를 잃었음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우뚝 일어서 나보다 남을 위해 사는 애민정신에 있다.

군대제대 후 지금까지 바다를 한 번도 등진 적 없던 그의 삶이 말해주듯 일상의 찬찬함이 돋보이는 그는 의족을 차고 오늘도 너른 바다로 향한다.

결혼해 서산에 사는 작은아들의 자리는 듬직한 큰아들이 완전히 채우고 있다.
거센 풍랑이 일 때면 아들과의 고된 일터가 공포감마저 감도는 곳으로 변하지만 사람인생을 어디 잠깐의 떨림에 바뀌어 질까.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나이, 그에게는 바다도 영원한 동반자다.
올해도 그는 매년하고 있는 지역 자원봉사활동에 힘을 보탠다.

태안군에 매년 5천장의 연탄을 기탁했던 그가 올해는 근흥면사무소에 시가 250만원 상당의 난방유를 기탁했다.
땔감이 여의치 않아 누구보다 추운 겨울을 보낼 이웃들 생각에 한시도 난방유 지원봉사를 늦춘 적이 없는 그다.

젊은 시절 집도 절도 없이 섬 거아도에서 생활했던 시절 얘기를 꺼내는 그.

“그땐 집도 없어 움막생활을 했어요. 넉넉지 않은 형편에 아내는 늘 우리 식구들을 챙기기 바빴고...지금이야 의술이 좋아져 의족도 괜찮지만 그땐 다리가 불편한 저 때문에 참 고생도 숱하게 해야 했죠.”

수십 년간 함께 산 아내지만 현재 자신이 있기까지 싫은 내색 한번 없이 묵묵히 한 가정을 지켜준 아내는 그에게는 최고의 연인이자 인생의 반쪽.

“받은 만큼 저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위해 물심양면 뒷바라지 해준 아내와 지인들을 위해 남은 인생 살아야죠.”

“가족모두 무탈하게 사는 것 뿐 더 이상 바랄게 있겠냐”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지역을 위한 난방유 봉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바람이라면 8개 읍면 어르신들이 편히 쉬시다 놀다갈 수 있는 국악센터를 하나 짓고 싶습니다. 일을 하다가도 잠시 들러 앉아 호밋자루 벗을 삼을 만큼의 여유를 선물하고 싶달까요? 허허”

지금도 식구들(어업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지칭) 뒷바라지로 손에 물 마를날 없는 아내에게 만큼은 을미년을 맞아 한마디 전하고 싶단다.

“여보 사랑하고 미안해요. 우리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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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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