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겨울이 더 길 수밖에 없는 우리 주변 소외계층에 대한 사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새해다.

원북면 소재지에 위치한 어린이샘터(원장 송옥희)는 총 12명의 어린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군내 유일 어린이 그룹홈이다.

송옥희 원장은 갑상선암 등의 지병을 앓고서도 오갈 데 없는 어린이들을 맞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원북에 터를 잡게 된 어린이샘터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중학생에 이르기까지 청소년기 방황하는 아이들의 최소한의 그늘막이 돼주고 있다.

넓고 편안한 시설이 아니면 또 어떠랴.
두 다리 쭉 펴고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옥희엄마’가 있는 곳이 천국일 터.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달인맛집을 찾은 아이들은 하나같이 밝은 천사들 같았다.
자신들을 위해 차려진 음식 앞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대는 아이도 없었다.

감사함으로 두 손 모아 기도하는 고사리 손에는 초라함보다는 성스러움이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송 원장은 식사가 끝난 후 감격스러움에 말을 이었다.
연말연시는 불러주는 이가 없어 더 춥고 외로울 아이들이 간만에 외식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그 말이 참으로 슬프게 느껴졌다.
우리사회 희망온도가 한층 더 내려앉은 기분도 들었다.

경제가 발전하고 더 호화스러운 생활이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지만 반대편에는 더 춥고 외롭게 겨울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태안군민 중에는 이러한 어린이샘터같은 그룹홈이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 지역이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원북면 소재지이다 보니 발전소에서의 지원이 넉넉한 줄로 착각하는 이들도 많다.

어르신들에게는 예산도 많은데 유독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는 씀씀이 하나 하나를 따지는 예산안이 그렇고, 누구나 다 알만한 시설을 돌며 지원해주는 물질적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진정한 지역의 미래는 누구인지 묻고 싶다.

어린이들이 새 시대의 주인이라고 말해도 정작 어린이들을 위한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손길에는 왜 이렇게 인색한 건지.
한번쯤 되짚어볼 일이다.
송 원장은 12월 중 첫 외출에 앞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자그마한 아이스크림을 주인에게 내밀며 음식값을 대신해 고마움도 표했다.
그저 작은 마음을 나눴을 뿐인데, 큰 정성을 선물 받은 것 같은 기쁨에 주인 박경숙씨도 요동치는 마음을 달래려 한참이나 떠나는 아이들의 차량을 쳐다봤다.

이런 작은 체구의 아이들이 태안군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매 대회마다 수영장을 누볐을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

착한 아이들에게는 산타가 나타나 선물을 준다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새해다.
해마다 신나는 캐럴과 사치스런 선물이 다가아닌 진정한 마음과 생각이 교감할 수 있는 따뜻한 태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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