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섭 기자
송현섭 기자
장애인이 이용하는 화장실 문짝은 떨어져 나가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고, 또 다른 칸은 잠금장치가 사라지는 등 3칸 중 온전한 곳은 단 1칸뿐.

이곳은 바로 산속 후미지고 외진 곳,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해 있는 화장실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태안읍내 소재한 공중화장실의 모습이다. 관광 휴양의 도시임을 자부하며 관광객을 불러 들이면서 정작 지역의 얼굴인 공중화장실은 이모양으로 관리하고 있으니 한없이 부끄럽다.

본지가 지난 13일자 5면 카메라출동을 통해 다중이 이용하는 장소이니 만큼 관리 및 시설정비가 시급함을 일깨웠지만 10여일 동안 아무런 조치없이 나몰라라 방치했다. 자신의 집에 있는 화장실이 이랬다면 이렇게까지 장기간 방치했을까.

우리나라 화장실은 세계인이 놀랄 정도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지난 2000년 한국 방문의 해 등 많은 국가적인 행사들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화장실은 정말 깨끗해졌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정부와 시민단체의 화장실 문화개선 운동의 힘이 컸다.

이제는 세계인들이 자국의 화장실 개선사업을 위해 우리나라로 벤치마킹을 하러 올 정도로 세계적 본보기가 됐다. 어느 화장실은 정원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드는가 하면 음악감상실에 앉아 있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제 화장실은 그냥 배설물을 내보냈던 60~70년대 화장실 개념이 아닌 건강을 배려하고 휴식하고 사색하는 아름다운 생활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화장실이 일상생활속의 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허나 이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화장지와 비누 등 화장실내에서 필요한 비품 비치는 고사하고 떨어져 나간 문짝을 10여일씩 방치해 놓으면서 어찌 관광 휴양의 도시라 자부할 수 있겠는가. 태안지역 공중화장실이 다 이처럼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특히 태안상설시장은 외지인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찾을 정도로 읍내에서는 명소 중에 한 곳이다.

그렇다면 이들 중에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사람이 있을테고 이용 후에는 어떻게 평가할 건지는 안봐도 눈에 선하다.  

한번 묻고 싶다. 이런 자그마한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사람과 바다, 숲,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계절 휴양도시 희망태안' 건설을 하겠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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