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숙(56ㆍ근흥면 안기리ㆍ대가 대표) 태안군여성라이온스클럽 제11대 회장
임미숙(56ㆍ근흥면 안기리ㆍ대가 대표) 태안군여성라이온스클럽 제11대 회장

일과 봉사활동으로 남은여생은 이곳 태안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임미숙(56ㆍ근흥면 안기리ㆍ대가 대표ㆍ사진) 태안군여성라이온스클럽회장.

지난 20일 태안여성라이온스클럽 주년행사를 성대히 마친 그녀를 그녀의 일터인, 정원이 아름다운 곳 생고기전문점 대가에서 만났다.

인근 예산군에서 11남매 중 막둥이로 귀하디귀하게 자란 그녀가 사업을 시작하며 세상과 부딪히고 절망하며 지는 법을 배우길 여러 해.

“이제는 나쁜 일도 좋은 일도 하나같이 자신의 일과 삶이 됐다”며 낮은 책장을 넘기듯 무덤덤하게 말한다.

“미숙이네 집은 거지집이래요, 거지집이래요~”

어릴 때 친구들로부터 가장 많이들은 말이 ‘거지집’이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함 없이 생활했던 그녀 집은 이웃들에 대한 어머니의 베풂의 정이 남달랐다고 한다.

동네에 끼니를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궁핍한 이웃이 있다면 집 앞 대추나무 아래에서 직접 밥을 해먹였던 친정어머니. 그 어머니의 인품을 그대로 빼닮은 그녀는 약자에게는 늘 나눔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배우며 컸단다.

불평, 불만 없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을 것 같은 그녀에게도 시련이 없었던 건 아니다.

부산을 거쳐 4년간의 캐나다 거주시절,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지 싶을 정도로 뼈아픈 고통의 나날이 계속된 적도 있다.

하지만 10여년전 남편 김권식(58ㆍ한국전력공사태안지사 근무ㆍ클럽TGM펜션)씨와 이곳 근흥면 안기리 파도가 밀려오는 곳에 집을 짓고 살면서 인생 제2막의 막이 올랐다.

“처음 안기리에 내려왔을 당시도 급격한 우울증에 많이 외롭고 힘들었었죠.”

사람에게 치이고 마음이 다치다보니 상처받는 건 본인이었다. 해서 3년 전 태안읍 반곡리에 시작하게 된 사업이 생고기점문점 대가다.

‘왜 하고 많은 사업 중 하필 음식점이었을까?’ 그녀가 음식점을 연 배경은 먹일 수 있고 베풀 수 있어서다. 그리고 태안을 찾는 이방인들에게 아름다운 정원에서의 우아한 한 끼를 대접하고 싶다.

그녀의 속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생고기를 팔다보니 남은 뼈는 제가 지속적으로 물품봉사를 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전달돼요. 어르신들은 뼈가 약하다보니 사골을 고아 드시는 게 좋다고 하잖아요.”

바닷가 전원생활의 꿈은 이뤘으니, 이제는 지역을 위한 봉사와 나눔으로 넉넉하고 여유로운 봉사를 이어나갈 뜻을 밝힌 그녀.

‘머슴손’이라 비유한 자신의 텁텁한 손등을 내보이며 일복이 많은 자신에게 감사한다고 말한다.

“봉사도 일복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쌀이나 생필품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도 봉사지만, 무엇보다 온전한 봉사는 몸과 마음 그 모두를 통틀어 제 스스로의 믿음이 움직이는 봉사가 아닐까 해요.”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 소성로타리클럽과 함께 한 태안읍 남문2리 봉사의 날 행사는 그녀에게 달달한 눈물을 맛보게 한 계기였다.

뭐가 그리 미안한지 꼬부라진 허리로 연신 굽실거리며 가져간 사람을 더 미안하게 한 어느 독거노인의 모습에서 참았던 울음보가 터졌다.

“친정엄마가 마흔셋에 막내인 저를 낳았어요. 그러고 보면 제가 만나는 어르신들이 모두 친정엄마 같고, 친정아빠 같고 그래요.”

소위 ‘있는 자’들의 봉사라지만 5년차 라이온스클럽 활동으로 선뜻 지역에 나설 수 있는 봉사를 할 수 있게 돼 요즘은 더없이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

이제는 라이온스라는 울타리가 꼭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군내 장애단체 정기기부와 20여곳에 달하는 매달 경로당 지원봉사만큼은 멈추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봉사를 하는 게 최종 목표에요. 그 이면에는 남편과 김현숙(태안읍 동문리 마르벨) 라이온스3대회장, 이용희(태안군의회의원) 라이온스초대회장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할 테지만, 제 도전만큼은 멈추고 싶지 않네요. 호호호”

앞으로도 이곳 생고기전문점 대가에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며, 행복한 태안의 삶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야무진 다짐이 꼭 현실에서 꽃펴 멀리까지 향내를 날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
이미선 기자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