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운(49ㆍ태안읍 동문리ㆍ한국앵글) 태안읍남성의용소방대장.
김철운(49ㆍ태안읍 동문리ㆍ한국앵글) 태안읍남성의용소방대장.

외동아들이 태어난 해에 태안읍남성의용소방대에 입대해 올해로 21년째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귀감이 되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김철운(49ㆍ태안읍 동문리ㆍ한국앵글ㆍ사진) 태안읍남성의용소방대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달 29일 그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급격히 떨어진 온도 때문인지 사무실에 켜켜이 놓인 철재 자재들은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춥게 느껴졌지만,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은 난로처럼 주변 온도를 서서히 데우고 있는 그를 만나니 새삼 의용소방대원들의 용기가 전달되는 것만 같았다.

태안읍 60여명의 대원들과 함께 오늘도, 내일도 안전한 태안에 올인하고 있는 김철운 대장.

여성대원들이 세심한 지역봉사에 애쓰고 있다면, 남성대원들은 실제 화재진압 현장이나 대형사고 현장에 급파돼 일촉즉발 싸움을 하게 되기 일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시작했던 의용소방대 활동이 어느 순간부터 몸에 배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했다고.

2013년을 보내며 김 대장은 지난 9월 열린 충남의용소방대 혁신전진대회에서의 짜릿한 종합 2위 선전을 빼놓을 수 없다. 안타까운 2위였지만 다시 못 올 2위였고, 태안군 최초 2위라서 더 값지다. 더욱이 올해 태안소방서 신설을 앞두고 이룬 의용소방대원들의 실로 놀라운 평가여서 더 자랑스럽다고.

김 대장은 “각 지역별 대원들의 노고와 대장들의 응원으로 올해와 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다시 생각해도 기분 좋은 결과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대장들 모두 제 사비를 써가며 대원들의 소방장비 실력 신장에 무진장 공을 들였죠. 소방서 신설을 앞두고 태안의 위상을 앞 다퉈 높이려는 각 대원들의 노고 덕분에 태안의용소방대의 활동에도 더욱 탄력이 붙게 됐죠”

의용소방대는 소방관들의 계급을 본 따 실력과 나이, 연수에 따라 각각 대원과 반장, 부장, 부대장, 대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젊은 층으로 갈수록 이러한 계급사회의 불신과 봉사활동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의용소방대나 자율방범대와 같은 몸으로 하는 봉사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

하지만 타 시군 의소대의 노령화 문제도 이곳 태안읍남성의용소방대는 자연스레 타파하게 됐다.

김 대장을 비롯해 의소대 활동 초반부터 30대가 주를 이루다보니 젊은 층들의 대거 유입이 쉬웠고, 지금도 다른 지역의 의소대원들에 비해 대원들의 연령대가 낮은 까닭에 화재진압이나 지역을 위한 봉사현장의 투입도 또한 높다.

그런 그에게도 젊은 나이의 대장직에 대한 부담이 컸다는데. 신구 세대간의 융화와 지역에 대한 봉사활동의 폭이 줄어들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협력해 도와주고 있는 대원들과 가족들의 노력으로 의소대 활동에 날개를 날았다.
연합대 사무국장을 역임하며 각 지대간 대장들의 활동사항을 취합해 알릴 수 있다는 것도 김 대장에게는 큰 장점. 하지만 무엇보다 그가 더 의소대 활동에 매력을 느끼는 건 사. 명. 감이란 세 단어다.

어떤 일에든 사명감은 필요하지만 의소대원들의 정신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것 중 으뜸이 사명감이라고 생각하는 김 대장이다.

특별히 취재진에게 공개할 인생철학은 없다지만 그저 돕고 사는 인생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든다.

“로타리클럽이나 축구협회장도 맡아봤지만 그곳은 취향이나 취미가 같은 사람들이 모여 이끌어가는 단체이기 때문에 맹목적인 봉사나 강요적 성격을 띠는 수단창출에는 냉소적이죠. 하지만 의소대 활동은 달라요. 취미나 취향에 의한 활동이 아닌 사명감이 깊이 개입된 ‘나 자신’과의 싸움, ‘대원들과의 우정’, ‘지역을 위한 사랑’의 마음이 합해져야지만 비로소 온전해 지는 것이니까요.”

해서 앞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명감 깊은 젊은 대원들의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김 대장.
“역할에 대한 혼란이 없어지는 1~2년 사이면 의소대 활동도 익숙해진다”며 모험과 적극 봉사를 실천할 수 있는 후배들의 관심과 사랑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태안소방서 신설에 대한 기쁜 마음도 함께 전했다. 특별히 취재진과 만난 날은 송원규(54) 초대 태안소방서장이 취임하는 날로 김 대장에게도 오래 기억될 날로 자리하게 될지 모른다. 태안읍남성의소대와 김 대장의 봉사가 계속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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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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