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34ㆍ태안읍 동문리 884-9ㆍ미술사 대표)씨.
이준석(34ㆍ태안읍 동문리 884-9ㆍ미술사 대표)씨.

상은 오늘도 엄청난 감동으로 지구를 뜨겁게 한다.

눈길 가는 광고물로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우리 지역 광고업체 경영자 이준석(34ㆍ태안읍 동문리 884-9ㆍ미술사 대표)씨가 또 한 번 일을 냈다.

2013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 공모전에서 ‘한우만 쇠고집’으로 최우수상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씨는 그간에도 굵직굵직한 수상경력으로 태안 옥외광고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그의 작품 ‘한우만 쇠고집’은 전통 한우의 우직함과 중후한 느낌을 입체적으로 형상화 해 고전적 조형물과 대비되는 LED 상호로 광고효과를 극대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 공모전은 옥외광고물의 발굴, 보급과 올바른 광고문화 정착을 위해 지역예선을 통과한 전국 100개 작품이 출품돼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씨를 포함한 총 47점의 수상자들은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공모전에 출품된 전 작품은 13~15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3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을 통해 전시됐다.

2004년 2006년 2007년 2009년 충청남도 우수광고물대상전 대상. 2007년 2009년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행안부장관상. 2010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대통령상. 2011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국무총리상. 2013 대한민국 옥외광고대상전 국무총리상.

이러한 화려한 수상보다 그를 더 값지게 하는 게 있었으니, 그건 다름 아닌 성금 전액 기탁이다.

부상으로 받은 상금 전액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대통령상 수상으로 받은 500만원과 지난해 국무총리상으로 받은 상금 300만원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값진 선행에 쓰였고, 올해 부상 300만원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태안군 주민복지과에 기탁할 계획이다.

이씨가 옥외광고와 인연을 맺은 건 2003년부터다. 전공인 신소재공학과는 전혀 다른 일이지만 재료공학이라는 특성상 간판이나 조형물을 만들라치면 이 전공도 꽤 쓸 만한 지적재산의 산실이다.

지난 13~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전시된 이씨의 작품 ‘한우만 쇠고집’.
지난 13~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전시된 이씨의 작품 ‘한우만 쇠고집’.

아버지 이종면(56)씨가 1979년 태안읍에 이른바 간판가게를 내고 어머니 임득제(57) 여사와 함께 이곳 미술사에서 1녀 3남을 장성시켰다.

이씨는 위로 누나, 아래로 2명의 남동생이 있는 이 집안의 장남이다.

굳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옥외광고업을 하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하지만 군대제대 후 복학을 앞둔 어느 날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온 광고업이 자신의 적성과 제법 맞는다는 걸 깨닫게 됐단다.

이후 아버지 밑에서 실무를 겸한 옥외광고 일을 배우다보니 공모전 수상은 자연히 따라오게 됐다고 말한다.

“제가 처음 광고업을 시작한 2003년부터 꾸준히 공모전에 참가하고 있어요.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죠. 자꾸 긴장하고 세대를 앞지르지 않으면 광고라는 게 별 것 아닌 게 되거든요.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이 일을 하시면서 40여년간 붓을 잡으셨고 그 덕에 저는 글자가 주는 상표의 가치를 몸이 먼저 체득한 것 같아요.”

이씨에게 아버지는 평생의 스승이자 이씨 자신이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공모전을 준비하는 동안은 지금도 몇 날 몇 일을 함께 작업하며 동고동락하기 때문이다.

“제가 만든 작품은 아버지께서 가장 먼저 심사를 하세요. 아버지 눈에 들어야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죠. 때론 엄격하시지만 그런 아버지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이런 수상의 영광은 없었을 거예요.”

난잡한 거리 시끌벅적한 사람들. 가끔은 흥에 겨워 때로는 차가운 회색빛의 삭막한 거리. 간판은 이제 상업적 영역을 뛰어넘어 예술의 경지까지 넘보고 있다.

이씨는 “막힐 땐(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땐) 간판이 잘 정비된 타 지역을 찾아다니곤 해요. 이를테면 서울은 감청색과 단청색을 적절히 혼합한 간판이 많아요. 서울 인사동과 삼청동, 수원 팔달구거리 등은 제게 영감을 주는 곳이죠. 그 지역을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거리랄까요?”

그런 이씨가 보는 고향 태안의 이미지 또한 궁금했다.

“태안은 푸른 해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장이잖아요. 그래서 색도 옅은 파랑색이 어울릴 것 같아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물과 건물, 거리와 거리 사이를 간판이 얼마나 적절히 어우러져 표현해내고 있느냐와 장사가 잘 되느냐죠.(웃음)”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태안군청 아래 ‘허니빈 커피숍’과 ‘푸르테르 키즈카페’는 건물을 염두 해 둔 이씨의 의미심장한 결과물들이다. 하지만 ‘무조건 크게 해야 눈에 잘 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간판은 아니다.

그래도 이씨는 설득하고, 설명하며 좀 더 실용적이고 깔끔한 아름다운 간판 만들기에 열중한다. 이게 젊은 30대 이준석씨가 앞으로 갈 길이고, 한 살배기 아들이 볼 세상이기 때문이다.

부인 유효선(34)씨와 결혼 3년차 깨소금 폴폴 나는 신혼생활도 잠시 하루 평균 3~4시간 수면으로 잠잘 시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씨.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태안을 더 특색 있게 빛낼 수 있는 간판으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는 욕심도 보였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옥외광고일은 특히 더 혼자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에요. 광고주와의 조율이나 소재와 업종에 대한 고민이 수반돼야 하고, 간판 하나에도 주인의 꾸준함이 엿보여야 하는 작업이죠. 앞으로 이러한 것들을 지금보다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지역 대표 간판장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많이 격려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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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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