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원 태안군의용소방대연합회 여성회장.
박경원 태안군의용소방대연합회 여성회장.

동글동글 하얀 얼굴에 선한 눈빛을 한 박경원(52ㆍ태안읍 남문1리ㆍ루키양품점ㆍ사진) 태안군의용소방대연합회 여성회장이 취재진의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태안읍의용소방대 소속 박 회장이 운영하는 양품점에서 그녀의 나지막한 이야기에 짐짓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태안 봉사계의 쌍두마차라 하면, 단연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를 들 수 있는데 그 중 의용소방대 전 여성대원들의 대모로 불리고 있는 박경원 대장.

군내 인가된 여성 4개대 140여 대원들의 대표로 활약하며 화재 현장에나 봉사활동 현장에서도 궂은 일 마다않는 인물로 정평이 자자하다.

23년 전 의용소방대는 그저 친목단체에 불과한 줄 알고 입대했지만, 한해 두해 햇수가 지나면서 봉사에 대한 그녀의 욕심도 의미도 남달라졌다.

그녀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 초대 태안군해송합창단원으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다. 한국걸스카우트충남연맹태안지부연합회장도 거쳤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누리는 것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지만 남을 위해 봉사할 때 그녀는 자신의 가슴이 더 뜨거워지는 체험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20여년이 흘렀다. 남들이 다 하는 봉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가 아니라서 의용소방대 활동은 그녀에게 특별했다.

불을 끄는 것 자체가 아닌 지역 내 소외계층을 돌보며 매월 한차례씩 안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캠페인 활동이 좋았고, 심폐소생술을 배우며 화재현장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된 게 참으로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화재나 응급상황 시에는 사람이 당황하기 마련이잖아요. 평소 익혔던 응급처치법을 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쓴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 줄 안 해 본 사람은 아마 모를 겁니다.”

의소대 활동 중 가장 속상하고 가슴 아팠던 일을 꼽으라면 올해 여름 안면읍 백사장에서 일어난 공주사대부고 다섯 학생들의 참사다.

“당시 우리 여성대원들이 사고 현장에 급파돼 식사배급을 맡아 했는데요. 엄마 된 입장으로 참으로 안타깝고 애절하더라고요. 실종된 아이들을 위해 현장에 있던 많은 경력과 자원봉사자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고생했지만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아 지금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봉사는 명분과 구실이 아닌 하나의 울림이다. 그녀의 봉사신조는 이렇다. 사람을 사귈 때는 반드시 마음을 얻어야 하듯 그녀 또한 봉사활동에 임함에 있어서도 사람의 마음을 얻고 그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줘야 한다고 여긴다.

그래서 그녀는 매년 2번의 목욕봉사와 이ㆍ미용봉사, 김장담그기봉사 등 연례적 행사의 봉사보다 화재 현장에서의 뜨거운 울림이 가슴 속에 더 깊이 남는다고도 했다.

“명분을 내세우는 봉사가 아닌 진정으로 가슴에서 울리는 봉사를 우리 의소대원 모두가 했으면 좋겠어요. 그 본보기는 물론 제 자신이 돼야 할 테고요.”

정년 65세까지 대복을 입고 싶다고 밝힌 그녀는 “한번인 인생 등떠미는 봉사가 아닌 행복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지는 봉사활동에 임하고 싶다면, 꼭 한번 의소대에 문을 두드려 달라”고도 했다.

“스스로 보람을 찾고 느끼는 게 얼마나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지, 태안 여성분들도 다 같이 느끼길 바라요.(호호)”

올 가을 상설시장과 서부시장 불조심 홍보 캠페인에 더욱 더 매진하겠다는 그녀와, 충청남도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소원ㆍ고남ㆍ원북여성대. 그리고 내달 말 문을 여는 태안소방서 개서에 즈음해 태안군 소방안전을 태안미래신문이 힘차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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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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