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영(50) 안면도고남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김남영(50) 안면도고남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김남영(50ㆍ사진) 안면도고남영농조합법인(고남면 고남리ㆍ젓개길 154-7) 대표이사. 그다지 특별할 것 없던 그의 인생이 고구마 하나로 달라졌다.

상품별로 11가지 종류가 우체국쇼핑을 통해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는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

처음엔 그저 속살노란고구마 정도로만 여겨져 이름도 없던 무명고구마가 김 대표의 친환경재배방법과 오래도록 싱싱함을 유지하는 포장기술로 전국에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의 위세를 당당히 떨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무더위가 한풀 꺾여 이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고남리에 위치한 김 대표의 작업장 겸 집을 찾았다.

사계절 내내 수확하는 고구마. 이날도 김 대표의 작업장 한쪽에는 갓 수확해 포장을 기다리고 있는 단단하고 알찬 보랏빛 호박고구마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고구마는 특성상 쉽게 짓무르고 썩어 보관방법에 특히 더 신경을 써야하는 품종이다. 1980년 아내의 고향인 고남에 귀촌한 김 대표는 처음 10여년은 고추농사를 짓다가 타 작물에 비해 농약이 덜 사용되는 고구마의 매력에 빠져 고구마로 업종을 변경하기에 이른다.

이후 꾸준한 연구 끝에 기존 화학비료 사용을 절반이상으로 줄인 무농약 고구마 재배에 성공하고 벌써 15년째 고구마에 인생을 걸고 있다.

큰 아들 성우(24)씨가 아버지 김 대표를 따라 고구마 농사를 짓겠다고 나섰으니 이제는 2대에 걸친 가업이 됐다.

김 대표의 고구마는 3kg부터 3.5kg, 4kg, 6kg, 7kg, 9.5kg 등 크기와 용도에 따라 소비자의 입맛에 딱 맞는 선호도별 포장이 인상적이다.

처음 김 대표가 고남에서 고구마를 작목할 때만해도 이 근방에서는 유일했다고. 하지만 점차 안면도고남이라는 지명을 본 딴 호박고구마가 전국에 유명세를 타자 너도 나도 호박고구마사업에 뛰어들었다.

질좋고 맛 좋고 영양가까지 두루 갖춘 호박고구마가 웰빙열풍을 타고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고남과 안면도는 이제 고추농사보다 고구마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더 많을 정도. 이곳 자체 생산량만 연간 80여톤에 이르는데 그가 수매해오는 인근 농가 고구마까지 합하면 그 양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단다.

그런 김 대표는 요즘 농사 말고도 강사로 활약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2010년 이미 호박고구마의 본고장이라 일컫는 강화도 속노란고구마 작목반을 대상으로 강연을 마쳤고, 이후 송산고구마작목반과 수원, 평택 등지에서 고구마작목 성공사례 강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 우체국쇼핑사업에 뛰어든 2003년 이후 3년 만에 이미 우체국쇼핑 매출추산 1억원대를 돌파한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 그의 제자들의 활약 또한 크다.

작년 경북농어민대상을 수상한 영덕의 이문석씨가 판매하는 영덕호박고구마의 시초가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의 김 대표라는 사실은 이미 고구마 작목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

연중 김 대표의 고구마를 보겠다며 고구마작목반들의 선진지 견학 사례도 늘고 있다.

“가슴이 뿌듯하죠. 제가 개발한 고구마 종자와 재배법으로 대상을 수상했다며 올 초 이문석씨 내외가 찾아왔더라고요.”

지역은 물론 전국의 호박고구마계의 아버지로 통하며 고남에서 죽을 때까지 고구마를 사랑하겠다는 김 대표.

상표와 디자인에 대한 발명특허 이후 올해 초 선보인 포장기술은 특허출원을 하지 않기로 했단다.

“특허를 내게 되면 모든 사람이 공유할 수 있다는 건데 그건 안 되죠. 이 포장은 오로지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에만 사용될 비밀이니까요.”

장인의 고집스런 진심이 묻어나는 그의 손엔 지금도 그가 지은 가을의 호박고구마가 들려있다.

맛있고 영양가 높은 안면도고남호박고구마. 올해도 예외 없이 우체국쇼핑 1위를 거머쥘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안면도와 고남의 경제에도 큰 활력소가 되길.

SNS 기사보내기
이미선 기자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