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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수거로 아침 여는 사람들태안환경(대표 정중인) 임직원들의 이야기
이미선 기자  |  jjangst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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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9  16: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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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수거차량이 지나간 자리가 깨끗해진 모습.
   
▲ 지난 23일 아침 6시 30분 남문리에서 생활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이철민(40ㆍ경력7년), 박광준(35ㆍ경력5년)씨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버린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있다.
똑똑똑 아침이 열린다.

아직 깨어있지 않은 것들이 부스스 눈을 뜨고 숨죽여 있던 생물들이 만물의 소생을 알리며 그렇게 새벽닭이 운다.

‘관광태안’과 ‘청정태안’ 사이, 쓰레기 없는 깨끗한 태안읍 만들기에 매일같이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태안환경(대표 정중인) 임직원들이다.

단잠을 깨우는 시계가 오전 4시를 가리키면 20명의 직원들은 어김없이 거친 바닥에 운동화 끈을 조여 맨다.

지난 23일 아침 6시 30분 남문리에서 생활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이철민(40ㆍ경력7년), 박광준(35ㆍ경력5년), 박광영(37ㆍ경력8년)씨를 만났다.

매일같이 도는 길이지만 전봇대하나 허투루 지날 수 없는 그들의 눈빛이 영롱한 달빛처럼 환히 빛난다. 차량이 거쳐 지나간 곳은 검은 아스팔트바닥이 맨몸을 보인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쓰레기들은 순식간에 차량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각 읍ㆍ면사무소가 관할하고 있는 7개 읍ㆍ면을 제외하고, 태안읍내 쓰레기를 책임지고 있는 태안환경은 올해로 13년째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재활용쓰레기에서부터 음식물쓰레기, 대형폐기물, 생활쓰레기에 이르기까지 쓰레기수거차량 총 7대가 5개조로 나누어 시가지와 주택가를 순회한다. 손수레를 끌고 가로수와 인도를 청소하는 직원들도 구역별로 5개조로 이뤄져 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봄, 가을에 비해 2배 많은 쓰레기가 폭탄처럼 도로가를 점령하는데 휴가를 기해 고향에 내려온 일가친지들이 모이다보니 노인 내외가 사는 주택가에도 쓰레기가 마를 날이 없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곤 쉬는 날 없이 새벽 4시부터 오후 1시까지 쓰레기를 치우다보면 얼굴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 떨어지길 여러 번. 온몸은 쓰레기 냄새로 범벅이다.

그래도 자부심만큼은 대단하다. 젊은 혈기에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누리고 싶은 것도 많지만 이 일에서 만큼은 프로여야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매일이 시간과의 전쟁이다.

또 쓰레기는 버리는 사람들이 어느 곳에 쓰레기를 쌓아놓느냐에 따라 쓰레기장이 정해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심리를 꿰뚫어야 하는 것도 시간을 버는 하나의 노하우.

직원들의 철칙은 근면과 성실. 친구, 동료들과의 술자리나 저녁식사자리도 저녁 8시를 넘기는 법이 없다.

늦잠을 자게 되거나 무단으로 출근을 하지 않게 되면 내 몫만큼을 조원들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일반 회사원들에 비해 태안환경 직원들의 하루주기는 짧다.

그래도 일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둘은 꼭 생기기 마련. 쓰레기더미에서 금과 휴대폰 등을 줍는 것도 다반사라고.

박광영씨는 6~7년 전쯤으로 기억하는 웃지 못 할 일화를 풀어놨다. 한푼 두푼 모아둔 할머니의 금쪽같은 700만원을 영문도 모르는 며느리가 박스째 내다버려 한참을 쓰레기더미와 씨름했던 것이다.

박씨는 “돈 박스 찾는다고 그날 새벽에 수거한 쓰레기를 다 뒤졌어요. 찾아드려 다행이긴 했지만 그 할머니 속이 타들어갔을 생각을 하면 한편으론 웃음이 나네요.”

태안읍민들과 울고 웃길 여러 해. 이젠 익숙해진 이 일도 아주 가끔은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종량제봉투 미사용에 관련한 규제다.

이런 현상은 군청아래 원룸촌을 중심으로 더욱 심각한 양태를 보이고 있는데 딱히 단속 권한이 없는 직원들은 검은색비닐봉투 얌체족들에 화가 난다.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것도 모자라 냉장고, 텔레비전과 같은 대형폐기물에 붙은 스티커를 떼어가는 사람도 많다. 스티커 자체가 현금인데다 사용기한이나 실명제가 없어 스티커도둑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쓰레기종량제봉투 사용을 부탁드릴라치면 니가 뭔데 그러냐며 싸우자고 덤비는 분들도 여럿이다”며 깊은 설움도 쏟아낸다.

한 번은 남의 집 앞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양심불량 주민들로 이웃간 싸우는 광경을 보기도 했다고 귀띔한다.

태안읍내 쓰레기장 개수를 묻는 취재진에게 직원들은 “전봇대 수와 같다”며 우스갯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방범카메라 설치로 쓰레기불법투기가 하루빨리 근절되길 바란다는 직원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깨끗한 태안만들기에 계속해 일조하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태안읍민여러분 쓰레기는 저희가 치울 테니, 지금보다 건강한 방법으로 쓰레기 없는 ‘청정태안’ 만들기에 동참해 주세요.”

일요일을 지난 월요일이면 태안읍내 생활쓰레기가 20톤이나 걷힌다는데, 이중 절반이상이 쓰레기종량제봉투 미사용이나 무단투기다.

진정한 선진국은 주민들의 올바른 질서의식에서부터 오는 것은 아닐까? 지금 떠오르는 태양의 빛처럼 부끄러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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