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영 태안읍 삭선7리 이장
하헌영 태안읍 삭선7리 이장
아버지에 아버지에, 아버지. 벌써 4대째 태안에 뿌리를 박고 살아오고 있다는 하헌영(64ㆍ사진) 태안읍 삭선7리 이장.

늦게 피운 꽃이라고 해서 어찌 어여쁘지 않으랴. 2009년 삭선2리에서 분리된 삭선7리의 초대이장을 지내고 지난해 8월 재임하게 된 하 이장은 고향 태안읍에 대한 각별한 사랑과 애정으로 오늘도 마을 현안사업 해결에 혈안이다.

본인을 ‘내성적’이라고 지칭한 하 이장은 취재진과 마주하자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절친한 급우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낯빛으로 반겼다.

느리게 가되, 올곧은 길이라면 꼭 가야한다고 말하는 하 이장은 소싯적부터 품행과 언행이 나빠 사람들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인상일거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이장직을 수행하게 된 건 순전히 마을사람들 때문이었다. 완공 당시 삭선2리에 예속돼있던 지금의 신동아아파트가 삭선7리로 분리되기까지 무던히도 많은 사건사고가 마을 주민간 불화와 갈등의 시초가 됐다.

아파트 단지 상가 2층에 자리한 삭선2리 마을회관을 삭선7리 마을회관으로 리모델링해 바꾸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람들은 모두 안 될 거라고 단언했다. 십수년전부터 마을 내 자리한 삭선2리 원주민들과 아파트 이주민들 사이의 갈등의 골이 어지간했기 때문이었다.

하 이장이 마을이장이 된 가장 큰 원인도 이 ‘마을회관 찾기 운동’의 이유가 가장 컸다. 꼬박 2년간을 상가 토지주와 만나 협상한 끝에 이뤄낸 쾌거다. 이런 그의 공을 인정했던 탓일까? 지난해 만기된 이장 임기가 3년 더 연장됐다.

오는 5월 어버이날을 기념해 그는 어렵게 얻은 7리 주민들의 공간의 준공식도 계획 중에 있다고. 더욱이 올해는 그가 지난해 말 주창해 세운 서부발전피해마을보상추진위원회(위원장 하헌영) 활동이 기지개를 펼 시기다.

삭선 7개리와 산후 2개리, 어은 2개리 도내 1개리 등이 원북ㆍ이원방향 도로의 교통량 증가에 따른 개선 및 주민보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하 이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참 많아 보였다. 

“서부발전이든 태안군이든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누구 한사람이라도 고개를 끄덕인다면, 이는 곧 시정돼야할 문젭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칼날을 빼들고 해결할 사람은 드물죠. 그걸 이제 제가 할 겁니다”

하 이장은 올해 초에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국서부발전(주)태안발전본부 9ㆍ10호기 착공과 관련해 대형차량 및 통근차량 등으로 도로에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한데다 도로 폭이 협소해 사고가 빈번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원북노선 중 태안읍 모래기재~해송마을구간의 인도설치와 신호기 정비 등을 요구해왔다. 

“소위 파벌이 심하다는 삭선2리와 7리 주민간 갈등도 잠재웠는데, 주민을 대표하는 이장이 그것도 마을 내 일어나는 심각한 교통환경 문제를 묵과한다면 이는 이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저는 임기 내 이번 도로개선과 주민보상사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꿈으로 가득 찬 설레 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 가 쓰다 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옛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하 이장의 ‘사랑’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연필’은 그의 노력이자 그가 태안군과 서부발전에 거는 기대요, ‘지우개’는 그의 곧은 절개다.

“언젠가 그가 이 세상에 이름 석 자 만을 남기고 떠난다 해도 그는 자신이 정말로 이 삭선7리를 사랑했노라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비록 멋진 모습은 아닐지라도 기력이 다한 노쇠가 아닌 기운찬 정신으로 무장한 이장의 충성심만큼은 하 이장에게 배우고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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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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