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태안군외식업지부장
박명수 태안군외식업지부장
옛날 부뚜막에서 쓰던 솥 아래 돌을 지칭하는 말이자, 고남면에 있는 높은 바위를 뜻하는 ‘고바우’.

여러 해 전 충청남도 고유 우수지명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고바우식당’ 박명수(61ㆍ사진) 태안군외식업지부장이 ‘태안의 맛’ 전도사로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올 봄, 1300여곳의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홍보캠페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월. 바야흐로 꽃이 봉오리를 터트리고,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생명 소생의 계절. 움츠렸던 관광객들이 바다로 산으로 나들이를 시작할 때다.

이때 바빠지는 곳은 다름 아닌 외식사업장. 음식점의 제일은 친절과 청결 그리고 맛에 있다며, 군내 750곳의 가맹점들에 태안맛관광의 중요성과 차림음식의 정성스러움을 표방하고 나섰다.

올해로 23년차 음식점 경영주이자 꼬박 임기 4년을 채우며 태안군외식업지부장에 몸담고 있는 박 지부장은 단순한 맛관광이 아닌, 태안을 알리고 기억하게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태안맛관광을 발굴키 위해 오늘도 노력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태안에서도 거리상 가장 아랫녘에 위치하고 있는 고남면에서 영양탕과 생삼겹살,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고바우식당을 운영하는 박 지부장.

친절과 봉사가 몸에 배지 않는 영업마인드는 주인뿐만이 아니라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도 태안에 대한 불편한 이미지만 안겨줄 것이라며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철칙을 취재진에 소개했다.

멋과 맛의 고장이라 일컫는 태안. 비옥한 토양과 짭조름한 갯내가 음식의 풍미를 자극하는 서해의 맛을 대표하고 있는 고장이다. 이런 태안의 대표 음식은 게국지와 꽃게장.

줄곧 1위 자리를 독식하던 꽃게장이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서는 게국지에 뒤졌다는 말과 함께 게국지에 대한 약간의 부연을 곁들인다.

“아무래도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생소한 음식이다 보니, 태안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맛이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습니다.

김치의 종류라곤 하나 꽃게장에 가까운 게국지는 께꾹지, 게꾹지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죠”  또 태안하면 유명한 것이 회다.

싱싱한 활어가 춤추고 계절별로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밑반찬들은 회를 찾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설레게 한다.

겨울 물메기의 자리를 봄 주꾸미와 게, 우럭, 간재미 등이 채우고 있다. 일 년 열두 달 즐기는 붕장어(아나고)와 계절 회. 더욱이 5월쯤 되면 동해와는 다른 갑오징어회 맛을 맛볼 수 있어 서해바다의 풍요로움이 밀물처럼 밀려드는 계절인 것이다.

바가지요금 근절, 무허가영업 제재로 영업주들과 관광객, 행정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및 홍보에도 지부의 활동이 덩달아 많아진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그간 요식업으로 불리다 13년 전 음식업지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러다 지난해 음식을 좀 더 고급스럽게 포괄할만한 외식업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말 그대로 외식, 바깥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단순한 음식개념에서 한 차원 높은 품격이 느껴지는 단어죠. 이런 흐름은 음식이 관광과 동일시 돼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충청남도지회 태안군지부(이하 지부)는 4월부터 남은음식제로화운동과 옥외가격표시제, 원산지표시제 활동 강화를 각 음식점들에 홍보하는 한편 관광태안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만한 아이템 찾기에도 고민하고 있다.

우럭젓국, 게국지, 간장게장을 제외하고도 태안에서만 즐기는 행복한 입맛여행이 그 시초다. 체험해 잡아서 먹을 수 있는 산천어축제가 전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지금, 어획고를 고민하지 않아도 언제든 태안에서 즐길 수 있는 맛이 있다면 새삼 태안의 관광은 지금보다 즐겁고 흐뭇한 맛기행으로 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음식점 중 절반이 한식이라면 그 나머지 중 15%는 횟집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숫자는 일반적 통계치지만 소수라도 다수가 공감할 만한 음식이 개발된다면 지역민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맛이 탄생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부의 또 다른 숙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박 지부장은 군청과 서부발전을 포함해 지역 내 사내식당들의 이용에 따른 주민들의 의식개혁 운동도 병행한다고 밝혔다.

최소 한 달에 한번은 군청 사내식당을 쉬게 해 읍내 음식점들에 활력을 불어 넣거나 민원인들을 무작위로 받아 영업중인 몇몇 소규모 사내식당들에는 특별한 제재나 단속도 불가피할 방침이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업 및 기관에 대해서도 ‘주변 음식점 이용해주기’ 독려로 비도덕한 상행위가 발생치 않도록 할 생각입니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는 주민의식개선이 건강한 식문화와 관광태안의 긍정적 이미지 향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발로 뛰겠습니다.

우리 지역 음식점들, 믿고 알려주세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지부가 되겠습니다.” 태안맛을 책임지는 1300여 음식점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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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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