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포해변 전국서 관광객 2천여명 몰려 열기 '가득'

백화ㆍ이화산 등도 북적…서해 기운받고 새해 출발

구름사이로 빠알간 얼굴을 드민 태양을 보자 사람들이 새해 소망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구름사이로 빠알간 얼굴을 드민 태양을 보자 사람들이 새해 소망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와~ 해다. 해”
매일 우리가 보는 것인데, 일 년 중 딱 하루. 이 흔한 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은 바다와 산으로 몰려들고 있다. 서해바다의 첫 해를 구경하기 위해 계사년 1월 1일 전국 각지에서 태안을 찾은 관광객들이 서해바다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올 한해 가정의 행복과 만선의 기쁨과 앞날의 평온함을 기원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이어진 우리군 새해 해짐이 해맞이 행사가 군내 곳곳에서 행해졌다.
마을별 작고 큰 해돋이 행사 풍경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청포대해변번영회(회장 박승민)와 올해 처음 해돋이 행사를 함께 준비한 연포번영회(회장 김선석)는 제10회 연포해수욕장 2013 해맞이축제를 열었다.
서울을 비롯해 대전, 서산, 경기도 일원에서 2천여명의 관광객들이 한 곳에 둘러앉아 모닥불을 쬐고, 떠오르는 태양을 고대했다.

희미한 구름사이로 장엄하고 가슴 벅찬 본연히 붉은 자태 드러낸 태양에 사람은 각기 사진을 찍고, 포옹을 하며, 환호했다. 해를 기다리며 밤새 만들어 놓은 해수욕장 눈사람과 함께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속삭임. 눈발 날리는 추위에도 따듯한 입김 불며 먹던 가족과 나눠먹은 떡국의 맛은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맛보랴.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여고생의 얼굴에는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친척들의 격려 속에 고된 1년의 학교생활을 미리 알아채기라도 한 걸까. 양 볼에 촘촘히 자리한 여드름이 ‘나 고3이에요’를 증명하는 듯하다. “연포의 기운을 팍팍 받아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길 바랍니다” 엄마가 딸을 대신해 큰 소리로 올해 소망을 말해본다.

올해 고3이 되는 딸을 위해 한 학부모가 소지를 하늘로 띄워 날리고 있다.
올해 고3이 되는 딸을 위해 한 학부모가 소지를 하늘로 띄워 날리고 있다.

내친김에 소지에 올해 소원들을 몽땅 적었다. 형형색색 고운 빛깔 띠고 각자의 소망을 적어 날려 보내는 소지. 노란소지를 하늘로 띄워 보내는 마음에 벌써부터 대학문턱이 가까워지는 것만 같다.

올해는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열한 살 배석진(서울 도곡동)군의 새해 소망도 꼭 이뤄지길 바라본다. 어제 이곳 연포에 도착해 하룻밤을 묵은 석진이는 엄마, 아빠, 친척들과 함께 온 이번 해돋이 여행이 덤덤하면서도 설레는 눈치다.
떡국 맛도 일품. 평소엔 떡국을 찾지 않던 석진이가 생애 첫 떡국을 연포해수욕장 해돋이와 함께 맛보는 순간이다.

“떡국 맛있어요” 사진 왼쪽 이효서(10ㆍ대전 서구)양과 배석진(11ㆍ서울 도곡동)군이 뜨는 해를 바라보며 떡국을 먹고 있다.
“떡국 맛있어요” 사진 왼쪽 이효서(10ㆍ대전 서구)양과 배석진(11ㆍ서울 도곡동)군이 뜨는 해를 바라보며 떡국을 먹고 있다.

“가족 모두 건강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랐으면 좋겠어요” 수줍은 듯 조용조용 말을 잇는 이효서(10ㆍ대전 서구)양이 떡국을 먹으며 답했다.
효서도 어제 가족과 함께 연포에 머무르면서 한해를 마무리했다.
뽀얀 얼굴만큼 뽀얀 입김 내뿜던 효서는 떡국이 맛있는지 연신 “맛있어요”를 연발했다.
솔개 연자를 쓴다는 연포는 올해 연날리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포를 재밌고 쉽게 알릴만한 스토리텔링도 준비 중에 있다고.

김순태 연포번영회 사무국장과 박승민 청포대해변번영회장은 떠오르는 해를 보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맞물린 관광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저기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솔섬이에요. 솔섬, 솔개 ‘연’. 연포 연날리기대회가 저 해처럼 우리에게 뭔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이에요”

한편 인근 서산에서 이른 아침 연포에 도착한 가족들도 있었다.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게 새해 소망 빌었어요” 서산시 죽성동에서 가족과 함께 해맞이를 보러 온 박정하(50?서산 죽성동?맨 왼쪽)씨 가족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는 김선석 연포번영회장.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할 수 있게 새해 소망 빌었어요” 서산시 죽성동에서 가족과 함께 해맞이를 보러 온 박정하(50?서산 죽성동?맨 왼쪽)씨 가족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는 김선석 연포번영회장.

박정하(여ㆍ50ㆍ서산 죽성동)씨는 친자매들과 남편, 형부, 조카들을 끌고 연포를 찾았다.

“시집이 이쪽이라서 매년 해맞이는 이곳으로 오고 있어요. 아이들도 좋아하고, 언니도 좋아하니까 저도 좋네요”

떡국에 김치하나면 어떠랴. 든든한 가족들과 함께하는 새해 첫 아침식사가 이보다 더 달콤할 순 없는 법.
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선석(60) 연포번영회장은 “당초엔 6000인분의 떡국을 준비할 계획이었지만, 날씨가 안 좋아 매년 찾던 관광객들도 올해는 이곳을 찾지 않을 것 같아 어제 계획을 불가피하게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포 해맞이축제는 12월 31일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전야제로 모닥불축제와 폭죽행사가 진행됐으며, 새해 아침 7시부터 특설무대를 통해 풍물놀이패 공연과 풍어기원제, 소지쓰기, 떡국나눔 행사가 이어졌다.
 

원북면 이화산 해맞이 행사 후 각자 소원을 적은 풍선을 하늘 높이 날리고 있다.
원북면 이화산 해맞이 행사 후 각자 소원을 적은 풍선을 하늘 높이 날리고 있다.

원북면(면장 김흥택)도 1일 이화산에서 2013년 계사년 해맞이 행사를 가졌다.

원북면체육회(삼임부회장 송낙문) 주관으로 열린 해맞이 행사에는 이날 새벽에 내린 폭설에도 불구하고 군민과 관광객 등 200여명이 참여해 새해 소망을 빌었다.
특히 원북면 남녀 자율방범대, 여성체육회, 새마을 부녀회협의회, 서부발전 등서 자원봉사자로 나서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차를 제공하고 행사를 돕는 등 훈훈한 정을 더했다.

원북면풍물놀이패가 새해 액운을 쫓고 면민들의 소원성취를 위한 풍물놀이를 벌이고 있다.
원북면풍물놀이패가 새해 액운을 쫓고 면민들의 소원성취를 위한 풍물놀이를 벌이고 있다.

이날 해맞이 행사는 신년 메시지 전달과 새해맞이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소망풍선 날리기, 새해소원 함성보내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으며, 부대행사로 희망꽃씨 나눠주기 새해 소망지 달기, 따뜻한 사랑의 차 나누기 등이 마련됐다.

그러나 새해 축시 낭송과 바이올린 연주는 고르지 않은 일기로 인해 취소됐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면체육회는 행사에 참석한 200여명 전원에게 무료로 생강차와 커피, 사랑의 떡국을 제공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모(54)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기 위해 나왔다"며 "계사년에는 모든 일이 술술 풀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원북면에 새 둥지를 튼 귀농인 이모(여ㆍ56)씨는 "풍선을 날리며 가족 건강을 기원했다"며 "특용작물인 달래를 재배하고 있는데 올해는 대박 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맞이 행사에 참여한 군민과 관광객 등은 따뜻한 차와 함께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해 힘찬 첫발을 내딛었다.
이밖에도 태안읍 백화산과 안면도 조개산 및 조각공원, 고남면 영목항, 남면 당암포구, 근흥면 신진도 후망봉, 이원면 가재산에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진행됐다.
/해맞이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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