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진 태안소방서장
오경진 태안소방서장

제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던 미 육군은 미드웨이 해전의 승리 이후 일본 본토로 진격하기 위해 고심 중이었다.
드넓은 대양과 수많은 섬 들과의 사이에서 아무리 강한 미 육군 이라도 물리적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었을 거였다.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는 모든 섬을 점령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주요 거점이라 할 군사적 요충지를 신속히 점령해버렸다.
이른바 ‘개구리 뜀뛰기 작전’으로 통한 일사불란한 신속 기동을 전개하여 일본 본토로 나아가는 길을 활짝 연 것이니, 아무리 잔악무도한 일본의 황군도 순식간에 무너져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맥아더 원수의 이 작전은 언뜻 보기에는 누구나 생각할 법도 하겠지만 상대의 빈틈을 찾아 그만의 선견지명과 탁월한 전술적 판단에 기인한 결과와 다름이 아니었으니. 태평양의 섬들을 점령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고집했더라면 과연 그 결과가 어떠하였을지 생각해 본다.
태평양 망망대해의 섬은 퇴로가 없으며, 특히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 해군이 패배 했다고 하나 아직은 태평양의 제해권을 미 해군이 완벽하게 장악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보급로는 불안정 하였고, 진군을 하기에는 어려웠지만 이른바 외통의 수가 나오긴 너무나 쉬운 곳이 태평양의 섬들이었다.
모두가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맥아더 원수는 승리를 하였으며, 일본군의 빈틈을 찌르는 그의 탁월한 용병술과 대승적 결단이 낳은 쾌거로 기록되었다.
평시 상황에서는 화재가 곧 전쟁이다. 실례로 프랑스의 소방 조직은 육군 소속 공병대와 해군 소속 소방대대가 중앙 소방조직을 맡고 있으며, 그 외 많은 국가들에서 소방의 군사 조직적인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먼저 출동한 선착대 지휘자는 소방력의 최소 단위로 전쟁의 선봉대 역할을 하며, 곧이어 도착하는 현장 지휘팀장은 지원 소방력과 함께 실질적인 소방력의 투사로서 화마라는 적을 격멸 완전 진화라는 승리를 가져오게 된다.
만약 화재 현장의 규모가 크다면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며 이때 현장지휘팀장은 전선(前線)의 일선 지휘관이라면 소방서장은 ‘긴급구조통제단장’으로서 전역(戰域)의 지휘관이라 할 수 있겠다.
긴급구조 활동과 촘촘한 진압 작전으로 전방위적 현장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맥아더 원수의 역사적인 전과는 그의 깊은 통찰과 미 특유의 정보 수집 능력을 기반으로 했던 것처럼, 우리 소방도 화재 및 재난 현장에서 드론과 같은 첨단 소방력을 적극 활용 함으로써 인명 수색과 화점 확인, 건물 수색과 진입로 확인 등 파수꾼의 역할을 다하려 한다. 
이를 통하여 현장 지휘관의 작전 수립과 의사결정은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며 대원들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에 이른다.
날로 더해가는 첨단 과학화의 추세에 걸맞게 소방은 재난 현장에서의 드론 활용을 더욱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할 것이다. 현장 지휘관에게 재난 현장의 상황과 정보를 시시각각 조언하는 첨병으로서 제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맥아더 원수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원하였다. 누구도 인천으로 상륙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예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의 전술, 전략가로서의 지혜가 오롯이 드러난 부분이 바로 인천상륙작전 암호명(code name) ‘크로마이트 작전(Operation Chromite)’이 아니었을까 싶다. 
보안 유지에 특히 신경 쓰고자 작전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단어 중 크롬 광석에서 따와 지었다니 말이다.
대형 화재를 완전히 진화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현장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어느 곳부터 물을 뿌리고 내부의 요구조자를 수색해야 할지 알 수 없을 화마와의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휘관과 대원들은 현장을 장악하여 승리에 대한 확신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효율적인 화재 진압의 방도를 창출해야 하며 이때가 바로 오퍼레이션 크로마이트(인천상륙작전)를 펼칠 적기인 것이다. 
이 땅의 소방관들이 ‘작은 맥아더’가 되어야겠다. 모든 재난 현장에서 소방 활동의 작전명이 오퍼레이션 크로마이트가 되어야 할 것처럼. 이는 물론 부단한 교육 훈련과 체력의 증진과 현장에서의 올바른 정보 습득과 예지의 능력이 더해야 가능한 일일 터다.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대한민국 소방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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