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인원이 강원도 50.5명에 이어 충남이 47.5명으로 전국에서 2위를 차지했다. 충남의 자살률은 전국 평균보다 무려 13.8%나 높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이유와 자살을 하는 원인은 무엇인지를 심도 깊게 논의해야할 때이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특별대책을 마련해야 할 만큼 절박한 과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박수현 의원(민주통합당. 충남 공주시)이 충남도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충남의 자살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별 자살률 분석결과를 보면 청양이 77.8%로 가장 높았고 태안이 72%로 2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얻었다. 뒤이어 예산 64%, 홍성 57% 순이었다. 반면 계룡(19.6%), 천안(35.4%), 당진(41%)에 그쳐 도시와 농촌간의 자살율이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령화와 경제위기가 농촌지역의 자살률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한다.

성별로는 3년간 남성이 1871명, 여성은 902명이 자살로 사망해 남성이 67.4%를 차지했다. 또한 자살 사망자 중 여성은 3년간 8.2%가 감소한데 반해 남성은 4.7%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47.3%나 차지해 노인 자살률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50대는 15.3%, 40대는 15.1%, 30대는 12.6%로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율이 높았다. 60대 노인들의 자살률은 OECD 국가보다 3배~5배 정도 높다고 한다. 자살률은 연령이 늘어날수록 급속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살의 원인은 급격화된 노령화로 인한 어른신들, 취업과 생활고, 학업과 진로의 고민,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인한 자살 등 무수히 많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환경적인 부분과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 본인 스스로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와 압갑감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나친 학습부담, 인터넷으로부터 오는 유혹,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를 통해 실직과 직장으로부터 받게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 젊은이들의 사회 부적응, 고령화사회로 가며 독거노인들의 외로운 현실,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생명경시 풍조 등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고통 가운데 있는 많은 사람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

이중 노인들의 자살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 노년층이 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노후대비는 돼 있지 않고 몸은 아파가고 사회복지시스템은 미약하기 그지 없어서 자식에게 부담이 되지 않고자 자살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노인 자살자 대부분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로 이는 한국이 서민들이 살아가기 얼마나 힘들고 앞으로 더 힘들어 지는 나라고 되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아닐까 한다. 소외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돌보지 못하는 사회가 지속되면 될수록 자살자는 더욱 늘 것이 뻔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 자살률을 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가족만 아니면 되지. 우리 주위에 있는 친한 사람만 아니면 되지"하는 사고 방식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어 자살은 남의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이 바로 현대인들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하고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면서 빈부의 격차에서 오는 위화감, 이기주의가 만연한 냉정한 사회, 국가와 사회의 무관심도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도 귀하다'는 말이 있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중대한 문제이다. 국민들 모두가 생명사랑의 아름다운 사회를 이뤄 가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자살 취약계층에 대한 보다 면밀한 실태조사와 예방대책을 수립하는데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또한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농촌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 정책 개발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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