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충남도 교육감
김종성/충남도 교육감
늘 머리속에 떠나지 않는 고민이 있었다.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해결할 방도를 다각도로 찾아봤지만 명쾌한 답이 똑 떨어지지 않았다. “수학 공부의 왕도는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였다. 국어와 영어 공부에서는 나름대로 확실한 해결방법을 찾았다.

영어 공부는 교과서외우기 정책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학생들은 능력에 따라 개인에 맞춤한 분량을 외운다. 큰소리로 여러 번 읽어 외우고 외운 내용을 써 보고, 내용을 재창작해 말하기 대본으로 만들고 친구와 듣기 연습도 해 본다. 노래와 율동도 곁들여 진다. 이렇게 활동한 내용을 영어교과서 외우기 페스티벌을 통해 학생들이 발표하는데 매우 수준이 높고 학생들도 재미있어 한다.

국어 공부는 독서가 해결의 열쇠다. ‘책 읽는 충남교육’ 정책으로 학생들의 독서량이 많이 늘었다. 작가와 함께하는 독서콘서트도 독서 붐 조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신문읽기 교육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신문 사설과 칼럼은 세상의 변화를 느끼는 중요한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이에 더해 국어시가 외우기는 우리말 사랑과 곱고 바른 말 사용으로 이어져 학생들의 바른 품성을 키우고 따뜻한 감성을 기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수학 공부의 핵심은 ‘함께하는 수학’이다. 과거 문제풀이에만 집중했던 수학 공부를 바꿔보자는 것이다. 혼자만 낑낑대고 골몰하며 뒷부분에 나오는 해답을 보고 풀이과정을 숙지하던 ‘나홀로’ 공부시대는 지났다.

첫째는 멘토와 함께하는 수학이다. 멘티와 멘토로 이뤄지는 학습이다. 멘토로서 가장 좋은 사람은 학급 동료나 또래친구다. 또는 대학생 선배나 학부모, 지역의 재능기부자가 될 수도 있다. 이 때 멘토-멘티 관계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의·토론 학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멘토로서의 가장 중요한 스킬도 답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풀어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둘째는 이러한 학습이 동아리 단위로 활성화되었으면 한다. 동아리로 활동하며 수학적 흥미와 능력을 키웠으면 한다. 학교는 모든 학생이 한 개 이상의 수학동아리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동아리수를 개설했으면 좋겠다. 동아리 부(部)활동은 10명 이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다. 수학동아리 회원들이 함께하는 수학공부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창의성을 키우기 바란다.

셋째는 수학축제를 통한 함께하는 공부이다. 기존의 문제풀이 식으로 수학 공부가 이뤄진다면 흥미는 떨어진다. 이제는 만지는 수학, 만드는 수학, 체험수학, 놀이수학이 필요하다. 수학축제는 동아리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동아리 활동 이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산출물을 전시해도 좋다. 수학 축제를 통해 동아리나 선후배, 교육가족이 함께하는 수학공부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

넷째는 수학평가방법의 개선이다. 정답을 마킹하는 객관식을 없애고 주관식으로 바꿔야 한다. 결과보다는 과정중심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선함이 바람직하다. 기초학력 미달학생에겐 문제를 알려주어서라도 풀이과정 서술과 정리를 가르치고, 이로써 평가하면 차츰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수학공부다. 딱히 왕도가 있는 것은 아니나 최선의 방법은 있다. 우리 학생들이 행복한 수학동아리 안에서 멘토와 함께 수학축제를 즐기며 함께하는 수학으로 창의력을 키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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