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생활체육등산연합회장배 등산대회가 지난 13일 800여명의 군민들의 열렬한 호응속에 성황리에 열렸다. 오전 9시30분 청소년수련관 앞서 개회식 후 백화산 등산길에 올랐다.

이날 산행기점은 청소년수련관 좌측도로를 출발해 용상암과 두꺼비 바위, 쉰질바위를 지나 백화산 정산에 오른뒤 하산길은 태을암입구 바로 밑 계곡을 따라 처음 출발했던 청소년수련관으로 되돌아 오는 코스였는데 왕복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였다.

백화산은 해발 284m의 낮은 높이로 등산로를 걷는 내내 솔잎향이 그윽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족 산책로다. 산등성이 곳곳에 기암괴석이 많아 산세가 수려할 뿐만 아니라 태안반도를 바로 옆에 두고 있고 주변의 산들이 야트막해 조망 또한 뛰어나다.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태을암에는 고려 때 작품으로 추정되는 태안 동문리 마애삼존불입상(국보 제307호)이 있어 우리나라 마애삼존불의 초기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해발 300m가 채 안되는 야트막하고 구릉처럼 부드러운 산세를 띠고 있지만, 다가서면 온통 바위로 이뤄진 암팡진 산세로 분위기가 확 바뀐다.

이날 산행은 등산대회이니 만큼 백화산 등산 코스중 짧은 구간이 아닌 어느정도 지구력을 요하는 다소 긴 코스를 잡았다. 여러갈래 코스중 긴 코스를 잡았지만 다른지역 산에 비해 높이가 낮은 만큼 참가자들간에 소요시간의 차이만 있을뿐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완주가 가능한 거리였다.

문제는 태안군민과 주변 시.군지역에서 등산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백화산이지만 등산 안내도와 정상으로 인도하는 팻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급격히 가파른 길에는 어린이나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보조시설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청소년수련관 근처 등산로 입구 왼편에 설치된 안내도는 색이 하얗게 바래 글씨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또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면 오른쪽으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이 곳에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라는 팻말이 없어 자칫 지나치기가 쉽다.

이 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중간에 멈춰서서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급격하게 가파른 길이다.

오르막길이 전혀 등산로 관리가 안돼 있으며,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이라 한 사람이 지나가면 다른 사람이 옆으로 지나가기가 어려운 상태로 이마저도 길 가운데는 빗물에 패여 조심하지 않으면 발을 헛디뎌 발목이나 손목이 삐거나 미끄러져 엉치뼈를 다치는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였다.

난간이나 계단이 있으면 있으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건만 정상에 오를때까지 이런 시설은 전무하고 쓰러진 나무를 그대로 방치해 오직 산행인이 정신을 집중해 산을 오르기만을 바랄뿐이다.

내려오는 길에 단 한곳 쉴 수 있게 벤치 3개가 마련돼 있지만 이 마저도 다 부서져 구멍이 뻥 뚫린채 방치돼 있었으며, 먼지로 도색한 것 처럼 때가 끼여 있는 것이 사람의 손길이 몇년은 닿지 않았음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주말이면 태안군민과 인근지역에서 많이 찾는 산이며 태안 8경 중에 하나인 백화산의 등산로 정비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등산하기에 가장 좋은 가을인 요즈음 명산이라 소문난 백화산에는 등산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태안군민들의 휴식처이며 안식처인 백화산을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태안군민이 안전하게 휴일을 즐길 수 있도록 백화산 입구와 등반로 안내판, 팻말 등을 설치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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