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명예교수 정경일
▲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명예교수 정경일

세상이 참 뒤숭숭합니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는 하루하루 확진자 숫자를 늘여가며 우리 삶을 옥죄어 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먼 나라, 먼 곳의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어느새 내 곁에까지 다가와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긴 겨울가뭄 끝에 동해안을 휩쓸고 있는 산불은 또 어떻습니까? 그 아름다운 산림을 한 번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는 산불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나약함을 다시 한 번 절감합니다.

나라밖에서는 도대체 왜 싸우는지도 모를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국제정치가 힘의 논리와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움직인다고 하지만, 그래도 인류 전체가 함께 이루어가야 할 공동의 평화적 목표가 있을진대, 전쟁을 통해 사람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으려고 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은 일입니다. 허지만 아직도 이 세상에 이런 일이 끊이지 않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런저런 일들을 바라보면서 괜스레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건 나이 탓일까요? 앞서 생각해 본 것들은 내 개인의 힘으로는 어찌 해볼 수 없는 거대한 담론들이기에 그냥 내버려두고, 또는 관전자의 입장에 서 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개인의 일상으로 돌아와 살펴보면 여전히 해결해 나가야 할 소소한 문제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여전히 가슴 속은 답답하고 머릿속은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마음챙김』 달성가능한 목표를 정하라

 

그래서 요즘에는 마음을 가다듬는 방법들을 소개하는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책들 가운데서 만난 내용을 잠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샤우나 샤피로’라는 심리학자는 『마음챙김』이라는 책에서 삶을 대하는 좋은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명상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고 삶을 강건하게 하려면 일차적으로 ‘일단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즉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일상에서 잠시라도 쉼과 고요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지요. 한때 유행했던 슬로시티 운동 같은 것이 이에 해당할 겁니다. 낮 시간에 사무실이나 일터를 벗어나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조용히 산책을 하고 하늘을 바라보고 하는 일이 중요하답니다. 가능하면 혼자가 더 좋겠지요. 물론 복잡한 낮 시간보다는 새벽이나 저녁시간이면 더 좋을 듯합니다.

다음 단계는, 그렇게 일상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지요. 목격자의 시선으로 말입니다. 오늘이나 어제 아니면 요 며칠 사이에 내게 일어났던 일들, 나를 힘들게 했던 일들을 내 생각으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라’고 충고합니다. 그러면 삶의 방식이 바뀔 수도 있다는군요.

이런 일을 가능하면 고요히 명상을 하면서 해보라고 권합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 매우 간단합니다.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자기를 돌아보라’는 이러한 방법은 수많은 명상가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에서 한결같이 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우리가 그것을 따라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은, 독자 여러분들도 잘 느끼는 것이지요?

이런 점을 생각해서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의 방법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줍니다.

우선 첫 번째로 그가 권하는 것은 ‘왜 명상을 하는가’를 분명히 하라고 합니다. 즉 명상의 의도이지요. “이 명상을 통해 나는 내 이웃에게 친절하게 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와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행동의 의도를 정하는 것은 그것이 명상이든 사업이든, 학업이든 가장 중요한 것이니까요.

다음에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정하라’고 합니다. 즉 ‘하루 5분 또는 10분만 명상을 한다’와 같은 목표의 설정입니다. 조용히 앉아서 자신을 돌아보는 일을 해보지 않던 사람이 30분정도를 혼자 명상한다고 하면, 그건 거의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자신의 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라고 합니다. 하루 5분이 가능하면, 그 다음 단계는 매일 하는 일입니다. 아마 이게 가장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일이 안 되면 1주일에 5일과 같은 식으로 목표를 정하십시오. 누구도 방해하지 않을 만한 조용한 곳에서 시작해 보십시오. 그리고 ‘현재의 삶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합니다. 아름다웠던 혹은 슬펐던 과거에 매달리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현재의 삶에 집중하면 훨씬 나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군요.

이제 겨울이 가고 봄날이 다가옵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고 꽃망울이 올라오면 우리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겠지요. 이 봄과 함께 우리의 삶을 바라보고 정리하면 주위의 여러 걱정들이 모두 사라지고 평안이 다가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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