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한노인회 태안군지회장 김동민
전 대한노인회 태안군지회장 김동민

이런 조사 결과가 있다. ‘아내 없는 노인(남자) 사망률이 아내 있는 노인보다 81.0%가 높고, 반대로 남편 있는 노인(여자) 사망률은 남편 없는 노인보다 55.1%낮다.’라는 즉 여자는 남편수발 하느라고 제명에 못죽고 남편은 아내수발 없으면 오래 못산다는 말로서 결국 서로 보살펴가며 살아야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것이다.

부부관계를 서양에서는 청년기에는 연인이요. 중년기에는 친구이며, 노년에는 간호사라 하여 노인이 되면 정성스럽게 서로 보살피며 함께 외식도 자주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즐겁게 살아가고 있지만 동양에서는 ‘천생연분’ 즉 하늘에서 정해준 소중한 인연이라 하여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견디면서 살아가야 하는 관계라고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 신문이나 방송을 들어 보면 장수들을 해서 노인들이 많아져서 그런지 황혼이혼(노인부부이혼)률이 젊은세대들의 이혼율보다 높고 졸혼(별거) 노인들도 많다고 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 할뿐만 아니라 현재 치매환자가 노인 10명당 1명 꼴이고 계속증가 하고 있다 하니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몇 년 전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서울의 77세 되는 신씨, 아내 치매가 있어 결혼들 해서 따로 사는 자식들인 딸 2명과 아들 한명에게 어머니를 번갈아 모셔보라고 해서 모셔보고는 모두 못 모시겠다고 6개월 만에 손을 들어 배신감을 느끼고 집에 데려와 간병하다가 어려움을 못이겨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또 전라북도 익산시의 75세 남자노인이 치매환자인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 그리고 서울 영등포 문래동 이 모 노인(78) 치매환자인 아내를 살해하고 구속된 사건 등이 있었지만 요즈음은 정부의 장기요양보험에서 치매환자들 등급판정으로 간병인 제도와 요양원 입소 등 정책적인 보호로 크게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부부간의 정과 사랑, 도덕적인 책임, 후손들 인성교육 차원으로 부부애를 인생 마지막까지 발휘하는 노인들이 많이 있다.

안면읍 K씨(86)는 치매환자였던 아내가 2019년도에 사망해서 현재는 독거생활을 하고 있지만 10여 년간 간병해 왔다. 간병기간 중에 정부의 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어 치매중증으로 등급판정 2급을 받아 바로 요양원 입소가 가능하여 자녀들이 아버지 고생하는 것을 보고 요양원에 입소시키자고 하는 것을 내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집에서 간병하겠다며 거부하고 하루 몇 시간동안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망 때까지 최선을 다한 분이 있었다.

태안읍 B씨(90)는 5년 전부터 아내가 장기요양보험 등급판정 3급을 받은 치매환자이면서 거동이 불편하여 화장실 갈 때도 부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가정에서 3시간동안 간병인의 도움을 받고 그 외의 시간은 본인이 간호하고 있다.

90세 노인이지만 건강해서 그동안 건강관리도 하고 외로움도 해소시키며 보람도 느끼면서 용돈도 벌수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왔으나 요즈음 아내의 간병으로 노인일자리 사업도 포기하고 극 노인의 몸으로 24시간 아내의 간병에 매진하고 있다.

슬하에는 2남2녀의 자식들이 있어 매주 교대로 와서 도와주고는 있지만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요즈음 아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는 이웃 분들마다 감동들을 한다고 한다.

이외에도 요양원 등에 입원해 있는 배우자를 매일 면회하는 분들도 있다

부모들의 황혼이혼을 보고 결혼을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사항이다.

이런 분들을 찾아 사회단체에서든 정부기관(자치단체 포함)에서든 가칭 ‘부부사랑 모범인표창’이라도 해서 젊은이들을 비롯한 타 노인들의 귀감이 되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건의를 해본다.

태안군 출신으로 전 이란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이상화 씨의 네 번째 수필집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에서 평생 동반자라는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대학원의 한 교수가 강의가 끝날 무렵 결혼한 여학생에게 좋은 사람 20명의 이름을 칠판에 써보라 했다. 그 학생은 가족, 친구, 회사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나갔다. 학생이 이름은 다 적자 그 교수는 학생에게 그 20명중에서 별로 중요치 않은 사람 하나를 지우라고 했다. 그 학생이 한명의 이름을 지우자 그 교수는 또 말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이름 하나 더 지우게나” 그 학생은 교수의 요구에 따라 사람들의 이름을 계속 지우고 결국 칠판에는 부모님, 남편, 그리고 자녀들 이름만 남았다.

교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그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름을 다시하나 지워보게”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가 아버지를 지웠다. 그 교수는 이어서 말했다. “다시 한 명” 그녀가 자신을 낳은 어머니 이름을 지우자 또 다시 교수가 말했다. “한명 더 지워보게”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그녀는 아이들의 이름을 지우면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참 뒤에 눈물 그친 학생에게 그 교수는 물었다. “자네를 낳아준 부모와 자네가 낳은 자식을 왜 지웠으며 피한방을 섞이지 않았고 마음만 먹으면 다시 구할 수 있는 남편을 왜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남겼는가”라고 물었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 부모님들께서는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아이들은 다 자라면 제 품을 떠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저에게는 평생의 동반자가 되어줄 사람은 남편밖에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참으로 의미심장한 글이다. 평소에는 같이 살면서 부부라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잊고 살 때가 많다. 결국 살아보니 최후까지 남는 것은 부부뿐이다. 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갈등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것은 같은 생활무대에서 같이 살기 때문이다. 죽는 날까지 이런 생활은 계속되지만 위에서 학생이 말했듯이 부부는 평생동반자다.

특히 노부부 간에는 생활하면서 평소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배우자에게 자연스럽게 밝은 표정으로 유머스럽고 고운 말로 밝혀가며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생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했다는 이유로 서로 60년을 넘게 살아 주어야 한다는 것” 우리 모두 부부생활 서로 보살펴 주고 이해하면서 살아가야 건강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 그리고 아름다운 인생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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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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