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류수남

사해(四海)를 호령하는 백화산 밑의 작은 마을 태안은 국태민안(民安)을 비웃는 굉음(轟音)이 난다. 그렇다보니 민안을 해치는 시위는 말리고 화합을 붙일 거간(居間)이 보고 싶다. 태안은 지금 태안읍 삭선3리의 쓰레기소각장증설과 근흥면 도황리 해양자원순환센터 건립 반대시위로 지역이 혼란하다.

센터건립 반대측 주장은 센터가 건설되면 환경오염으로 인해 근소만에서 잡히는 수산물의 신뢰도가 저하돼 관광객 감소로 인한 소비가 줄고, 또 혐오시설로 인해 수산물수출에 걸림돌이 돼 지역경제활성이 어렵다고 주장한다.

반면 지자체는 이곳 수산물가공업체들에서 발생되는 악취와 근소만으로 유입하는 오폐수를 차단해 청정해역을 유지하고 이곳에서 잡히는 수산물을 소비자가 믿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자가 들으면 양쪽주장이 전부 맞는 것 같다. 그렇다보니 재치 속에 답이 있는, 네 말도 옳고, 자네 말도 맞고, 부인(婦人)말도 옳다는 황희 정승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속담에 안방에 가면 시어머니 말이 옳고, 부엌에 가면 며느리 말이 옳다는 속담이 있다. 또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했다. 이렇듯 민원은 없애고, 속심을 열게 하는 거간(居間)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니 우리 다(多)같이 생각해 거간을 찾아보자.

집행부가 계획하는 시설들이 주민들이 아무리 필요해도 내 동네는 안 되는 시설이 있다. 그래서 집행부가 고집만하는 것은 소리가 난다. 그러나 주민이 필요한 시설에 반대만 해서도 곤란하다. 그래서 서로 타협이 필요하다.

반목(反目)이 길면 서로의 얼굴에 생채기만 깊다. 그러니 먼저 손(手)내미는 어른이 되라. 누가 어른이 될지는 모르나 양쪽 주장을 조율할 거간(居間)이 보고 싶다. 민원현장에는 그동안 서로 웃고 존중하며 일태분식(一太分食)을 하던 이웃들이요, 주민의 행복한 삶을 설계하는 국가기관이다.

그래서 누구도 민원과는 무관한 주장이나 인신공격, 또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행은 자제하자. 쓰레기집하장 건설반대를 하면서 개(犬)그림이 있는 걸개 그림으로 군수를 공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있다. 이는 민원의 본질이 개고기 안 먹기 호소인지, 또는 행사장에서 개고기를 먹은 군수의 성토장인지 아니면 개고기 음식점을 성토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군수가 남의 집 개고기를 훔쳐 먹은 것도 아니고, 지역행사에서 화합과 자축행사에 내놓은 음식을 먹은 게 무슨 문제인가? 민원의 본질과는 무관한데 굳이 시위현장에 개가 그려져 있는 걸개그림까지 등장해야하는지는 다 같이 생각해볼 문제다.

군수가 먹은 개고기가 문제라면 개고기를 준비한 행사주최 측이나 현재 성업 중인 일명 보신탕집은 어떻게 봐야하나? 그래서 누구라도 주장이나 비판은 격에 맞게하자. 국가에 국격이 있고, 개인에 인격이 있듯이 주장과 비판 그리고 답변은 서로를 존중하며 격(格)에 맞게하자. 아직까지는 대통령이 개고기식용 전면금지령은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대통령 운운하는 것은 이해가 어렵다. 그래서 누구나 새는 새총으로 잡아야한다. 미사일로 잡으려 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집행부는 민원이 일면 세월이 약이겠죠라는 송대관의 노랫말처럼 지쳐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오해를 받지 말라. 무능한 간부보다는 유능한 주무관이 좋고, 무능한 다선보다는 유능한 초선이 낫다는 말을 듣지 말고 자리값을 하는데 노력하라. 물론 간부와 다선이 전부 무능하다는 뜻은 아니다. 유능한 간부나 의원도 있지만 숫자가 적어서인지 소리가 나서 하는 말이다.

또 우리가 먹는 먹거리라면 같이 나눠먹으며 만나는 것이 좋다. 다만 개고기현수막에 박수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조직의 수장들은 해산과 퇴진, 또 맞나주지 않는다는 소리는 없게 만나라. 고함이나 막말은 민원현장에서는 흔히 나는 소리니. 오죽하면 그러겠나를 이해하고 만나라.

우리 다(多)같이 생각해보자. 취우부종일(驟雨不終日=소나기가 종일 오는 것은 아니라는..)이라 했으니. 최선(最善)이 없으면 차선(次善)을 찾는 노력으로 서로가 만나라. 민원인들이 수장과 의원 또 실무자에 하는 말은 현재의 직위(職位)에 하는 것이다. 직(職)이 없으면 만남자체가 없다. 그러니 감정을 갖지 마라.

또 민원인들은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백화산 같아 옮길 수가 없다면, 옮기려 하기보다는 백화산에 올라서 즐길 방법을 찾으면 어떨까? 또 개발위원회와 군장발전위원회, 의정과 행정동우회는 지역민원을 강(江)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라. 지역이 발전되고 민원인에 이익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앞장서라.

그것이 지역을 사랑하는 전직과 원로들의 도리다. 또 내년 6.1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잠룡들은 지역발전과 군민을 걱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파(政派)를 떠나 지역과 주민과 민원인들이 동행할 길을 닦는데 앞장서라. 특히 행정과 의정을 했던 전직들은 조직과 지역이 어려울 때 공정한 목소리를 내라.

특히 군 의원(議員)들은 내년선거를 의식하지 말고 공정한 목소리를 내라. 지역민원을 집행부 탓하지 말고 백지장을 맞드는 심정으로 관심을 가져라. 대의(大義)에는 직을 걸고 목소리를 내라. 주민들이 보고 있다.

또 집행부는 겸청즉명(兼聽則明)편신즉암(偏信則暗)이라했다. 많은 이를 만나서 의견을 들어보고 첫 단초를 달아라. 지금지역에서 일고 있는 민원들은 대처가 미숙하다. 태안지역은 모르나 타지역에서 발생하는 민원 대부분은 행정의 잘못도 있지만 이보다는 욕심과 침소봉대(針小棒大)의 억지주장이 있다.

그래서 오래가는 것이다. 태안군은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대처를 잘해라. 특히 실무자는 민원인들의 주장이 사실이면 책임을 지고, 아니면 확실하게 설명해 오해를 없애라. 삼자가 봐도 자료가 부실해 답답할 때가 있다.

또 군정발전위원회와 지역개발위원회 등 사회단체들과 군정의 최일선에서 수고하는 이장(里長)들은 지역민을 의식하기보다, 군정과 지역과 주민이 동행할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의견을 보태라. 이는 간섭(干涉)이 아닌 관심(關心)과 협조다. 특히 민원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전직들은 잠긴 민원(民願)을 열 수 있는 열쇠역할을 해야 한다.

명예직들도 예외가 아니다. 영웅(英雄)은 난세(亂世)에서 난다고 했다. 지역발전과 주민을 살찌게 할 영웅이 돼보라. 특히 내년선거를 보는 잠룡들은 남의 일이라 생각 말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안목으로 편가름이 없는 양심적인 목소리를 내라. 그 목소리가 내년을 준비하는 보약 (補藥)이 될 수도 있다. 침묵하고 있는 주민들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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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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