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의회 의장 신경철
태안군의회 의장 신경철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작년 12월 대의원 선출을 시작으로 금년 3월 30일에 이사장을 선출하여 운영 중에 있는데 심각한 내홍을 겪으면서 급기야 이사장 해임안이 지난달 31일 대의원총회에 부의되어 가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사장의 직위해제로 허베이조합은 출범 이후 최대위기를 맞으면서 향후 정상 운영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당분간 법적 소송과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는 허베이조합에서 임원 선출을 마무리하고 업무를 시작할 즈음 언론사에 특별기고를 통하여 태안지부에 배분된 1,503억 원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되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집행된 허베이조합의 결산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조합원의 의구심을 말끔히 해소해야 군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신을 밝혔습니다. 조합원과 우리 군민 대다수는 대의원 선출을 시작으로 임원 선출을 하면서 허베이조합이 정상화의 길로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큰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출범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이사장 해임이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발생하여 우리 태안군민들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7년 기름유출 사태 이후 우여곡절 끝에 사고 가해자인 삼성중공업이 지역발전기금 3,600억 원을 출연하게 되었고, 이후 2016년에 피해민 단체와 삼성중공업 측이 배분 방안을 협의한 뒤 2017년 10월에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중재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 판결의 핵심은 현금 2,900억 원 중 1,503억 원을 피해 주민의 재기 및 해양환경의 조속한 복원을 위해 허베이조합 태안지부에 지정 기탁하는 것이었습니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2015년 8월에 창립총회를 갖고 2018년 11월 태안지부로 1,503억 원을 지정 기탁 받게 되었습니다. 허베이조합이 조합원을 모집하고 대의원을 포함한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되었으나, 태안군의회와 태안군이 적극적인 해결의 움직임을 보이고 언론의 성토가 계속되자 조합은 작년에 와서야 대의원과 이사, 운영위원 등을 선출하며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우게 되었습니다.

삼성 출연금은 온갖 투쟁을 통해 얻어낸 피해지역과 피해민들이 재기의 발판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피와 땀의 결실이자 투쟁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간에 체결한 배분 계약서를 보면 삼성출연금은 피해민 복지와 복원사업에 사용하도록 명문화되어 있습니다.

이사장 해임안이 가결되면서 저에게 많은 분이 전화를 주시면서 군민의 대의기관인 태안군의회의 역할을 주문하셨습니다. 전화를 주신 분들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허베이조합이 이토록 갈등을 갖고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은 한낱 밥그릇 싸움에 지나지 않고, 변질된 이권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가 이번 사태라고 생각을 하고 있으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혼란이 지속된다면 태안군지부로 배분된 1,503억 원을 반납한 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로부터 직접 사업승인을 받아 사업을 시행하든지 아니면 태안군민들이 힘을 모아 공익감사를 청구해서라도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말씀도 주셨습니다. 일부에서는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해양수산부와 공동모금회에서 직접 관리하여 당초의 취지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한, 태안군민의 서명을 받아 국회와 정부를 찾아가 법률을 변경해서라도 허베이조합을 해체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왜 이런 지경에 와 있을까요? 허베이조합 대의원님, 지부장님. 이·감사님과 직원 여러분께 군민의 한 사람으로 감히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군민들은 허베이조합에서 자행되고 있는 진흙탕 싸움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태안지부에 지정 기탁된 1,503억 원은 여러분들이 월급이나 가져가고 활동비, 회의 수당이나 챙겨가는 쌈짓돈이 아닙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허베이조합(태안, 서산, 당진, 서천지부)에서 사용하는 1년 인건비와 활동비, 회의수당으로 지급되는 금액이 약 20억에 달한다고 하는데,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조합원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태안군민들은 회의장을 난장판 만들고 몸싸움을 하라고 임직원 여러분들을 선택해 준 것이 아닙니다.

필자는 허베이조합의 내부적인 갈등에 시시비비를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군민의 대변자로서 허베이조합의 정상화를 바라는 진심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기고임을 밝힙니다.

허베이조합 관계자에게 거듭 요청드립니다. 삼성중공업 출연금은 군민의 피와 땀, 그리고 처절한 눈물로 점철된, 한 마디로 사연 많은 돈입니다. 그간의 고통에 비해 결코 크지 않은 금액이나 우리 태안군민 모두가 십여 년간의 투쟁으로 힘겹게 얻어낸 1,503억 원인 것입니다. 허투루 다뤄서도 안 되고 가벼이 여겨서도 안 됩니다.

허베이조합 임직원 모두는 우리 군민들이 겪어온 고통만큼이나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오직 피해민과 피해지역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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