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 기자
이미선 기자
지난 6일 근흥면 신진도리에서 한 중년남성이 목을 칼에 찔려 민간구급대를 통해 옮겨졌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 진술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뿐 실상 사건에 대한 실마리는 전혀 없었다.

이튿날 사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키 위해 관할인 서산경찰서와 서산소방서, 태안해양경찰서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했지만, 하나같이 금시초문이라는 담당자들의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런데 얼마 후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장소는 정확치 않지만, 이번 사건의 참고인이 신진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또 이 사건을 서울에서 조사 중이라는 추가제보도 받았다. 답보상태로 하루를 넘긴 사건취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린 서산경찰서 소속 모경찰관의 한마디가 이번 사건을 짙은 의혹과 함께 미궁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 여 기자 자꾸 사건 취재한답시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데, 못 파고 다니게 좀 해요. 거참, 우리도 그럴만하니까 그렇지 자기가 여기 온지 얼마나 됐다고… 뭘 안다고 자꾸 일을 크게 만들어 소란스럽게 하나”. 지인을 통해 들려온 이 한마디가 몇 번이고 뇌리를 스쳤다.

기자라면 궁금한 게 맞다. 아니, 적어도 태안에 사는 주민이라면 이번 사건을 들은 이상 궁금해 하는 게 인지상정인 것을.

주민과 독자를 위해 사건을 취재하는 취재기자를 무시하고, 사건에 대한 진위파악 대신, ‘서울사건’이라는 통상적 말과 무관심한 태도로 사건을 치부한 서산경찰에 화가 난다.

취재진에 대한 뒷담화 자체도 그렇거니와 우리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경찰을 과연 우리 지역민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겉으로는 ‘주민과 함께하는 치안’ 행정을 외치면서 뒤로는 사건을 ‘쉬쉬’하는 이중적 서산경찰은 반성해야 한다.

설사 이번 신진도 피살사건이 사실이 아닌 한낱 루머에 불과하다 해도 이러한 여론에 대한 책임감 있는 조사도 경찰의 몫임을 알아야 한다.

치안협의회, 방범예찰활동 등 한 달에도 수십 개의 경찰서 보도 자료가 넘쳐나지만 과연 이런 자료를 앞세우며 주민들을 현혹시키기 이전에 진정성 있는 민생치안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게 진정한 경찰행정이 아닐까 한다.

서산경찰이이여. 이제라도 귀를 열고 눈을 떠 주민 가까이서 사건을 바라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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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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