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필서예가 림성만
문필서예가 림성만

1980년 5월 18일 핏빛으로 물들었던

광주 전남도청 앞 분수대와 충장로

아직도 광주 시민은 그 순간을 잊지 못하며

그 폭압과 그 잔악함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피비린내 나는 학살을 저지른 그들

피도 눈물도 없었던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무등산은 광주며 광주는 무등산이다

정치 군인들은 무고한 시민을 폭도로 몰고

무력으로 닥치는대로 시민을 짓밟았을 때

그 순간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던 무등산

어찌 그 광란의 순간을 잊을 수 있단말인가

무등산은 말이 없다 아니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만 상처난 가슴으로 지켜만 보고 있었을 뿐

그래서 더 가슴 찢어지고 아팠던거다

 

무지막지한 정치 군인들의 총부리 앞에서

나약한 시민들은 살떨리는 시간 이었지만

그들은 오직 정권 안위만을 위한 핑계로 무자비했다

꽃으로 피워보지도 못한 저 순진하고 어린

네 살 짜리 피울음을 들어 보았는가

그들은 부녀자와 노인을 가리지 않고 학대했으며

무고한 시민과 무등산을 피로 물들인거다

전일빌딩 245발의 총탄자국이 선명하거늘

그것을 보고도 반성 없이 지금 세상을 바라보는가

하늘을 보아라 저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철저한 참회가 앞에 있어야 하건만

아직도 뻔뻔하게 얼굴을 드러내놓고

고개 쳐들고 양심도 없이 살아가는 그들에게

연민의 정이 있을 수 있을까

 

가슴으로 삭히면서 분노하고 또 삭히면서

광주 시민과 무등산은 말한다

늦었지만 그나마 양심적인 것을 말하라고

용서는 할 수 있으나 진정한 참회가 먼저라고

하지만 그 참혹했던 것을 절대 잊지는 않는다고

어찌 5·18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언제까지 이 비극을 감추며 끌고 갈 것인가

광주 시민과 무등산은 아직도 통곡중인데

이제는 이 비극의 올가미에서 내려줘야 한다

이제 시민이 흘리는 피눈물을 멈춰줘야 하며

그것은 절대적 가해자인 살인정권 그들 몫이다

 

광주 시민은 그 살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악몽 속에서 보내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 폭압 그 잔인을 어찌 잊을 수 있는가

그 잔악했던 그 비극은 멈춰야 하는데

아직 가슴에서 상처가 튀어나와 멈추지 않고

그 아픈 상처 그대로 문신처럼 깊게 남은 채

속울음 꾸역꾸역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가는 광주 시민을 무등산을 생각해보라

냉혈한 전두환 정권의 사람들은 모두 석고대죄하고

책임있는 행동과 반성을 취할 때만이

그나마 광주 시민으로서 용서가 되는거다

그것을 진정 그들은 모르고 살아간다는 말인가

 

갈래로 나눠진 처절한 눈물과 설움

언제까지 화합하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갈 것인가

좁은 땅덩이에서 나뉘어져 그래야 했었는지

이젠 용서와 화해와 치유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것도 광주 시민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빛고을 사람들은 아직 피눈물 속에서 속울음운다

그것을 알고 있는가 뜨거운 핏빛 설움을

이제 그만 닦아줘야 하는데 왜 망설이는가

그들은 자신의 묘비명에 무슨 내용을 적을것인지

반성과 참회와 용서는 아직 요원하지만

화해와 치유 그것은 그들의 양심에 달려있다

그것을 안다면 그것을 인정한다면 거짓없이 사죄하라

그때 광주 시민은 속울음을 덜어낼 것이다

 

언제까지 오월이 다가올 때마다

숨어있던 생살점 꺼내 되살려야 하는지

핏빛으로 얼룩졌던 그 울음 달래 보았는가

아직까지 오월은 핏빛의 광주이고 무등산이다

그래서 가슴이 저리고 마음이 뚝뚝 아프다

아- 광주여 아- 무등산이여 아- 5·18이여

5·18과 광주는 살아있는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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