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남
류수남

작금의 코로나19예방접종현장을 보노라면 70년대 후반 산울림이 불렀던, 아니 벌써(?)라는 노랫말이 생각난다.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창문 밖이 환하게 밝았네(후략)(잠룡의 희망)

/아니 벌써 밤이 깊었나/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네(후략)(항룡의 실망)

인생은 짧고, 예술(藝術)은 길다? 상사의 임기는 짧고, 부하의 정년은 길다? 항룡(亢龍)의 시간은 전광석화(電光石火). 잠룡(潛龍)의 시간은 여삼추(如三秋). 임기(任期)는 가고, 선거는 오는데.

너의 낙선(落選)이 나의 당선(當選)이고, 욕설(辱說)은 짧고 영화(榮華)는 길다. 한 달이 길면 한 달은 짧으니 어느 구름에 비(雨)들은 줄 몰라 불안할 것이다.

이는 무식한 필자의 생각이다.

내년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고, 6월 1일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로 국가행사가 겹치는 해다. 어느 선거나 선거의 생명은 공정(公正)이다. 4년 주기인 대선과 지방선거같은 국가행사도 예외가 아니다.

모든 후보는 겉으로는 웃고, 내심은 저주(咀呪)하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의 선거가 온다.

지방의원들과는 달리 3선을 다짐하며 취임했던 항룡(亢龍)은 잠룡(潛龍)의 언동(言動)에 긴장된다. 실정(失政)을 찾는 잠룡과 방어(防禦)를 찾는 항룡의 하루는 일출(日出)과 낙조(落照)같이 엎치락뒷치락한다.

지역에는 벌써 잠룡들의 발자국소리가 말발굽소리처럼 요란하다. 그렇다보니 유권자들도 많은 생각들을 한다. 도처에서는 항룡과 잠룡들에 대한 호불호(好不好)의 갑론과 을박(甲論乙駁)에 지역분열을 염려하는 주민들이 많다.

지금 전국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이 한창이다. 그런데 현장분위기는 마치 선거철을 방불(訪佛)케한다. 코로나19로 외출이 뜸했던 주민들은 오랜만에 나와 내년 선거이야기로 시간가는 줄을 모르고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잠룡들은 얼굴알리기에 분주했다.

현직 자치단체장들은 접종현장을 찾아 실무자들의 노고(勞苦)를 위로(慰勞)하고, 주민들에는 안후(安候)를 묻는 것은 단체장의 일상(日常)업무다.

그러나 잠룡들은 자신을 주민들에 알릴 수 있는 호기(好機)로 보고 사방을 누비며 주민들에게 악수(握手)를 청하고 이름을 알리며 인사를 한다. 그렇다보니 항룡은 화나고, 잠룡은 웃는다. 그래서 항룡과 잠룡 간에는 신경전(神經戰)을 편다.

그러나 얕은 우물(泉)은 바닥이 잘 보이고, 입속의 덧니(齒)는 웃을 때 보이니 자칫 약점을 보일 수 있어 조심하라.

지역이 좁고 인구가 적은 지역일수록 말들이 많고 발자국소리가 크게 들린다.

과열현상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오히려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수가 있다.

그러니 모두가 조심해야한다. 특히 양반의 고향으로 자처하는 서산시와 태안군은 어떤지는 모르나, 반상(反常)의 모습은 없어야 한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알리고 안면을 넓히는 것은 좋다. 그러나 정도(正道)를 벗어나는 것은 안 된다. 그러니 배움의 첫발을 잘 떼어라.

특히 상대를 헐뜯거나 약점을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치사한 짓들은 누구도 삼가하고 정치권의 치사하고 더러운 백마비마(白馬非馬)하는 모습도 배우면 안 된다. 이보다는 백마(白馬)를 흑마(黑馬)로 보는 안목(眼目)을 높이고 식견(識見)을 넓혀라.

지금나라가 한풍(寒風)에 흩날리는 눈발처럼 혼란한 것은 정치권이 국민을 우선하기 보다는 막말과 억지 그리고 고소 고발을 우선하는 옛날 구습 때문이다. 그러니 거짓말과 억지 쓰는 것은 배우지 말고, 십악참회(十惡懺悔)하는 양심과 소신을 길러라.

지금은 문맹시대(文盲時代)가 아니다. 주민들은 정치인들의 양심과 애국심으로 신작로(新作路)를 내기 바란다. 서산대사의 시(詩)중에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금일아행적(今日我行迹)수작후인(遂作後人程)이라는 시가 있어 적어본다. 후인정(後人程)을 아는 정치인이 되라.

국민들은 패거리정치와 이기주의를 선호하는 정치꾼들을 보는 안목(眼目)과 식견(識見)이 높다. 잠룡과 항룡보다도 더 훌륭하고, 더 주민과 지역을 걱정하고, 더 소통(疏通)하려는 민초들이 많다.

지금은 거짓말과 억지, 편가름과 꼼수로 일수차천(一手遮天)하는 시대가 아니다. 민초들은 속고 사는데 익숙해서 넘어갈 뿐이다. 정치인들은 명심불망(銘心不忘)하라.

SNS 기사보내기
태안미래
저작권자 © 태안미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