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군 밭작물 중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이 바로 “마늘”이다. 마늘은 우리군 농업인 중 67%에 해당하는 농민들께서 재배하는 태안군의 대표작물이며 오랜 역사성을 가진 태안의 전통작물이다.

그동안 우리군은 지역마늘육성 방안으로 많은 지원책을 마련했음에도 농민들께서 수고하신 노력만큼 소득으로 연계되지 않는다고 보고, 태안마늘이 전국 최고의 마늘로 거듭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고자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국가중요 농업문화유산 제도」에 태안마늘을 신청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

 

[태안 마늘의 역사]

태안군의 마늘재배 역사는 5백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산군 10년 1504년, 조선왕조실록 연산군일기에 의하면 “전라도에서 진상한 마늘보다 충청도에서 진상한 마늘이 우수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충청지방 육쪽마늘 최대의 주산지인 태안 마늘의 명성이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1525년 (중종20년) 대제학 성현이 쓴 용재총화에 “충청도 사람은 마늘을 잘 심으며 전라도 사람은 생강을 잘 심는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마늘 주산단지 태안 사람들의 마늘 재배기술이 당시에도 뛰어 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순조실록에는 “태안 마늘”이라는 명칭이 직접 등장한다. 1832년, 순조 32년에 영국의 상선 로드 애머스트(Lord Amherst)호가 “태안의 주사창리 앞 포구에 정박하여 유리기, 시진표, 천리경 등의 물품과 이 지역의 특산물인 마늘과 생강 각각 20근, 고추 10근 등 지역 토산품을 교환해 갔다”는 기록이 있어 태안 마늘이 당시에도 중요한 교역품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공충감사 홍희근이 “저들이 주문(奏文 임금님께 올리는 글)과 예물을 전상(轉上, 進上)하기를 간청한다.”는 내용의 장계를 임금님께 올렸다.

우리군 근흥면 안흥항 입구에는 “가행건 애민선정비”와 “김좌근 영세불망비”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 철종11년(1860년)에 당시 안흥성 수군병마절제사이던 가행건이 혹한의 날씨에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자맥질하며 채취한 해산물 등 토산물을 주민들이 진상하는데 따른 어려움을 조정에 상소하자 당시 영의정이던 김좌근이 조공폐습을 철폐해줘 그 공을 기리는 숭덕비를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태안군의 마늘 재배 현황]

우리군에는 4,726농가가 911ha의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 이는 태안군 전체농가 수 7,089농가의 67%, 즉 대부분의 농가가 마늘을 재배하고 있다는 의미다.

마늘재배가 차지하는 비율은 충청남도 전체면적의 42%이며, 전국 재배 면적의 4%다. 이로 인해 우리군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전국 마늘주산단지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전국 마늘주산단지는 평균 1000ha이상의 대규모 면적을 재배하는 자치단체로 전국적으로도 11개소뿐인데, 이곳에서 매년 전국의 마늘 값이 결정될 정도로 많은 양이 생산된다.

1989년도 서산시에서 복군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태안·서산지역의 마늘 주산지는 근흥면 수룡리로 알려졌다. 「근흥면지」에서 보면 1950년대 이후 수룡리와 마금리의 마늘이 서울시장은 물론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쳐왔으며, 전국의 마늘 값을 주도해 왔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군이 서산시로부터 복군되면서 태안마늘의 명성은 사라지고 그 유명세가 점차 퇴색됨에 따라 자연히 육쪽마늘의 브랜드가치도 떨어지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우리군에서 실시하는 마늘 국가 문화유산지정을 위한 용역은 그 명성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군은 마늘 종구생산지인 「가의도」라는 종자섬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11개 마늘 주산단지 중 종자섬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자치단체는 태안군 밖에 없다.

 

[전국에 유일한 마늘 종자섬 보유]

태안군의 마늘 재배 시스템은 섬(가의도)에서 생산한 우량종구를 이용하여 육지(태안군)에서 주산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체계적인 구조다. 그러다 보니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건강한 마늘을 생산할 수 있는 태안군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가의도를 육쪽마늘의 원산지로 부른다. 그것은 가의도의 마늘 종구를 육지에 있는 다른 시·군의 재배농가가 비싸게 구입하여 성구(成球)로 생산하면서 불려지게 된 가의도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러나 가의도산 우량종구의 외부(다른 시·군) 반출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태안군에서 심을 마늘이 부족해지자 군에서 나서서 가의도에서 생산된 종구 전량을 수매하여 육지의 재배농가에 보급하면서 종자섬으로서의 기반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본다.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가의도에서 생산된 우량종구를 육지의 종자용으로 보급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18년에는 423농가(9,628접), 2019년에 337농가(9,155점), 2020년에 578농가(10,120접)를 육지의 마늘 재배농가에 공급했다.

가의도에는 27농가가 모두 1만3000평의 마늘을 재배하여 매년 1만 접 안팎의 씨마늘을 공급하는데 신청량보다 공급량이 부족해 종구를 먼저 구입하려는 농가들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이로 인해 1농가당 25접 이내로 한정해 태안군민에게만 공급한다.

가의도가 육쪽마늘 종자 생산지로 크게 부각된 이유는 기후와 토양이 마늘재배에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가의도의 토양에는 마늘종구 재배에 필수성분인 인산(P2O2)·칼슘·칼리 성분이 육지의 토양보다 2~4배가량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풍이 날라주는 염분과 겨울철 온난한 해양성기후 등의 영향으로 가의도가 마늘재배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마늘재배의 최대 걸림돌인 바이러스 균이 거의 발견되지 않아 종자용으로는 최고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마늘 육성에 매년 11억원 지원]

이와 관련하여 태안군은 가의도 종자섬에 매년 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생산량 전량을 수매하는 조건으로 토양개량제 1,500포와 유기질비료 3,300포를 지원하는 등 우량종구 생산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금년도 태안군은 4,726농가가 1만1752톤의 마늘을 생산, 연간 55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우리군에서는 마늘재배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11억 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고품질마늘 생산을 위한 육쪽마늘 종구대 지원, 기능성 육쪽 마늘 생산자재 지원, 육쪽마늘 포장재 지원 사업, 우량 씨마늘 시범단지 조성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많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리군의 마늘브랜드 가치는 별반 다름이 없어 안타깝게 여겨왔다.

그래서 추진하는 것이 우리군 마늘의 우수성을 찾아 대외적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것으로, 바로 이번에 추진하게 되는 “태안 육쪽마늘재배 국가 중요농업문화유산 지정을 위한 가치발굴 용역”이다.

주요 내용은 우리군에 있는 지리적 여건을 최대한 살린 마늘재배 시스템을 만들어 「가의도-종자섬, 태안군-주산단지」의 체계를 확실히 구축하여 경쟁력을 갖추자는 의미다. 경쟁력을 갖추면 브랜드가치는 더불어 올라갈 것이다.

 

[종자의 보존은 국가시책으로]

종자전쟁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는 현실에서 종자의 보존은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일로 국가차원에서 우수한 종구를 확대 보급해야 한다. 이번의 용역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 국가로부터 보전에 따른 15억 원의 예산도 지원받을 수 있어 보다 체계적으로 우리군의 전통마늘을 육성할 수 있게 될것이다.

다른 자치단체의 사례에서 보면 구례군 산수유 농업, 담양군 대나무 농업, 완주군 생강 전통농업, 상주시 곶감농업 등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우리군의 마늘재배농업도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지난 2월 24일에 우리군은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전문가 용역을 발주했다. 이 용역은 다른 용역에 비하여 결코 쉬운 용역이 아니다. 마늘 생육과정의 연구와 역사적 자료의 수집, 생물다양성 조사 등 많은 과정이 뒤따른다.

무엇보다도 마늘재배에 대한 전통기법이나 재배방법 등의 자료가 부족한 현실에서는 재배농가들의 다양한 고증이 필요한데, 재배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

농가들의 적극적인 협조라면 무엇이든 추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 현재는 용역단계지만 이 사업이 충실히 추진되어 우리군 마늘재배농가의 숙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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