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13일 내린 집중호우로 태안지역 곳곳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한마디로 물폭탄이 따로 없었다. 서해안에 집중된 이번 폭우는 특히 군산과 태안지역 일대를 휩쓸고 지나갔다. 태안지역에 내린 비는 시간당 144mm로 소원면 신덕리 경우 마을전체가 물에 잠겨 주민 60여명이 소원면사무소로 긴급 대피했다. 이번 비 피해로 이재민 33세대 62명이 발생했으며, 침수된 건물만 73동에 이른다.

또한 지난 12일 오후 7시26분께 태안군 태안읍 소재 펜션에서 낙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해 내부 184㎡와 가재도구를 태워 63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2시간10여분 만에 꺼졌다. 이는 잠정집계로 시간이 갈수록 피해현황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04년만의 대 가뭄으로 물이 없어 애를 태웠던 농경지는 물바다로 변했으며, 침수피해를 입은 집안의 가재도구는 진흙범벅이 된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해마다 빚어지는 수해이고 그 때마다 복구대책이 제시되건만 올해도 어김없이 수해가 발생해 주민들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특히 수해지역 주민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놓인 가정이 많아 더욱 더 가슴이 아프다.

이번 비는 서해안에 인접한 지역에 집중됐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지형적인 영향이 컸다는 보도다.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거대한 수증기가 바다를 지나 서해안에 부딪히며 급격히 상승해 비구름대를 만들었으며, 특히 지형적으로 돌출된 군산과 태안 일대에 가장 먼저 강력한 충돌을 일으키며 시간당 70mm 이상의 물 폭탄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군산 산업단지에 444mm, 태안에 385mm의 폭우가 쏟아진 반면 군산서 불과 50km 떨어진 보령 지방은 49mm에 그치는 극심한 지역차를 보였다. 태안지역내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은 근흥면과 소원면, 원북면이었으며 그 중 소원면에 피해가 집중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과 농경지, 농작물 피해가 엄청나다.

물폭탄은 주택가가 대거 침수되고 도로가 쓸려 나갔다. 피해지역에는 무엇하나 온전한 것이 없고 식수나 잠자리 등 부족한 것 투성이이다. 일부에서는 식수가 없어 갈증을 풀기 위해 수박의 수분으로 보충하고 있을 정도이다.

근래에 보기 드문 대규모 피해로 피해 조사가 계속 이뤄지는 만큼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번에 뜻하지 않은 천재지변을 당한 이재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농민들의 경우 104년만의 가뭄으로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논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가슴 태운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번엔 물폭탄에 농경지가 침수돼 수확을 앞둔 농민들의 애간장을 타게 만들었다. 

당장 급한 것은 긴급 복구다. 신속한 복구만이 더 큰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 될 것이다.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이 피해 복구를 위해 팔을 걷어 붙이고 내 일같이 달려들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더불어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도 희망을 잃지 않고 충격에서 벗어나 복구에 나설 수 있도록 복구의지를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당국도 단편적 복구자금 지원에 그치지 말고 수재민들이 수해복구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대책과 함께 향후 수해에 대비한 종합적 방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재난에 대해서는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다. 내 일처럼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면 피해 복구도 빨라질 것이고 피해주민들도 한결 위로가 될 것이다. 군은 신속히 피해주민들에게 구호품 지급은 물론 전 공무원을 투입해서라도 복구작업에 만전을 기해 피해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추가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우선적으로 장비를 투입해 정비함으로써 또다시 비 피해로 실의에 빠진 주민들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침수지역 주변 곳곳을 돌며 방역활동을 통해 수인성 전염병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하고 현장에서 주민들의 의견과 애로사항 청취도 빠뜨리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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