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모레면 제65회 현충일이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쳐 충성한 사람들을 기리는 날‘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멀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에게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고 산화하신 분들과, 1950년 6월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인하여 시작된 3년간의 전투에서 산화하신 국군장병, 월남참전용사, 그리고 크고 작은 전투와 작전 중에 순국하신 모든 분을 기리는 날이다. 이날만큼은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도 국기의 크기만큼 내려달아서 애도의 듯을 표하는 뜻있는 날이다. 하지만 이날 하루만 애도의 뜻을 표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항상 이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살아오면서 풀지 못한 문제가 많지만 정치권에 몸을 담고(몸담았던)있는 높은 분들의 국방의무인 군 입대비율이 일반국민보다 낮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1948년도에 남한만의 단독정부가 수립되었지만 나라를 지켜야할 국군의 실체는 보잘 것 없었다. 특히 해군의 경우는 전투함 한 척 없이 3.000명의 해군이 보잘것없는 소형 경비정으로 해안경비를 맡고 있는 정도였다. 이에 해군장병들의 쥐꼬리만큼 받는 봉급에서 10%씩 떼어 모으고 해군부인회에서 바자회 등을 열어 15.000달러를 모으고 정부에서 3.000달러를 보태서 18.000달러를 주고 2차대전을 치루고 퇴역한 고물 군함을 매입해서 우리해군이 미국으로 건너가 몇 개월간 수리하여 태평양을 건너와서 ‘백두산’호로 명명하고 번호는 701함으로 정하고 경남의 진해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하여 부산앞바다를 경비하던 중 6월25일 자정이 될 무렵 북한군 600명을 태우고 부산지역에 상륙하여 후방을 교란시키려던 1.000톤급 수송선을 발견하고 1시간의 포격전을 벌린 끝에 적의 수송선을 격침시켰다. 우리군함은 450톤의 701함이었다. 참으로 장하고 장한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장하고 기쁜 일도 있었지만 해군에 어려움이 닥쳤다. 2002년 ‘연평해전’과 2010년 백령도 근해에서의 ‘천안함’ 폭침으로 인하여 50여명이 전사하고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미 발생한 일을 원상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또 군인은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기 때문에 천안함장병일부의 시체도 못 찾은 유가족도 있었지만 국가에 바친 몸이기에 슬픔을 억누르며 지냈다. 하지만 문제는 정치권에 있었다. 연평해전 전사자의 부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누가 이런 나라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몸을 바칠 것인가?”라는 한 맺힌 말을 남기고 조국을 등지는 것을 보면서 같은 해군선배로서 통분을 금치 못했다. 온 국민이 같이 슬퍼해주고 유가족들의 마음을 달래주어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에서 뚜렷한 이유를 내세우지 못하면서 유독, 해군 전사자들에겐 홀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다 못해 안타깝게 여긴 여고생 2명이 자발적으로 해군“추모배지”를 만들어 그 수익금 772만원을 해군장학재단에 기부했고, ‘천안함’ 갑판병으로 근무하다 전역한 전준영 예비역전우회장도 천안함 배지를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 200만원을 군부대에 기부하였으며, 충북 모 고등학교 김윤수 학생은 천안함 희생 장병을 추모하는 티셔츠를 만들어 팔아서 ‘천안함’ 재단에 100만을 기부 했다고 한다.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이 공부하기도 버거울텐데 왜 이런 일에 뛰어들었을까? 대한민국의 정부 당국자들이나 국민들은 부끄럽지도 않은지 자신들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나자 필자는 해군예비역 후배와 함께 평택함대에 차려진 빈소에 가서 조문을 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왔고, ‘천안함’이 인양되어 일반에게 공개되자 즉시 달려가 잘려진 반쪽을 살펴보았다. 마치 무 잘려지듯이 반쪽이 잘려있었다.

군함은 일반선박과 달리 군함내부가 마치 바둑판처럼 격실로 막혀있어 어느 한쪽에 구멍이 나도 좀처럼 침몰되지 않도록 설계되어있고 엔진도 2개가 달려있으며 키(방향타)도 2개가 있어 비상시에는 한쪽엔진과 군함 선미(군함뒷쪽)에 있는 비상조타장치로 움직일 수 있는 우수한 성능을 갖춘 최첨단의 선박이다. 이러한 선박이 바위와 부딪혔다느니 별의별 억측을 지어내는 이상한 사람들을 보면서 필자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한동안 고생을 했다. 군함에 대하여 아무런 상식도 없는 자들이 무슨 이유로 왜곡된 말을 지어내는지 분하고 분하다. 군함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자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순국한 해군장병들을 모독하는 일이 제발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 국민들과 특히 정치권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아직도 바다 속을 헤매고 있을지 모르는 순국한 해군용사의 영혼에 대해 돌을 던지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해군선배의 한사람으로서 강력히 경고한다. 모르면 잠자코 있는 것이 사람의 도리다.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내일 모레로 다가온 65회 현충일을 맞아 먼저가신 후배님들의 영전에 이 글을 바친다. 보관 중이던 ‘천안함’ 배지를 찾아서 달아야겠다. 먼저가신 해군 후배님들의 명복을 빈다. 고히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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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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