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행정”, “국민 행복의 최우선 가치 행정” 얼핏 같은 내용을 담은 것처럼 보이는 문구이지만, 세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향점이 다른 어색한 조합일 수 있다.

 

법령에 기반을 두며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행정은 공정함이 있으나 따뜻함이 결여될 수 있고, 국민 행복의 이름 아래 법령을 초월해 공무원의 재량권을 들이대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는 있겠지만 형평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공직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항상 심적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명제다. 최근 태안읍 장산리 지하수(일명 ‘천수 약수터’)의 물 공급 중단과 재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반대 민원인이 지하수 시설을 불법 건축과 국·공유지 무단 사용 하고 있다는 의견으로 지난 8월 초 이의 제기한 데서 비롯된 사항이다.

 

민원이 발생하면서 군은 법령에 따라 소유주에게 원상복구를 명령했고, 지하수 소유주는 본인 소유 토지로 시설을 이전하고 옥내화 작업을 완료해 지난 달 23일 물 공급을 재개하여 최종 마무리되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잘 이용해 오던 지하수를 군에서 갑자기 시설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려 식수로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며 많은 불만들을 제기해 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

 

우선 군은 민원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부터 많은 군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수 시설을 양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이른 바 법령에 기반을 둔 해결책 모색이었다.

 

고문변호사에 법률 자문을 구하고, 상급기관에 지침 문의하여 사용 수익 허가의 추인 등 법적 테두리 안에서의 현실적 대안을 찾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다.

 

법적 한계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따뜻한 가슴 행정을 펼칠 차례였다. 군수께서 직접 현장에 나가 지하수 소유주를 만나 대안을 함께 찾아보고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갔다.

 

다행히 군의 절실한 마음을 알아준 지하수 소유주가 본인 대지로 시설물을 자진 이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현재는 군민들이 마음 편히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군민들이 지하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소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조율에 초점을 맞춰 행정의 역할 한계를 지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건과 관련해 일부 군민들의 터무니없는 군정 흠집내기와 근거없는 비난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앞뒤 잴 것 없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 ‘군정 흔들기식 비난’은 지역 발전과 건전한 군정 견제에 도움이 될 리 없다.

 

군민들은 전후 관계를 따져 군정이 무엇을 잘하고 잘못했는지, 역할은 충실했는지를 따져 잘잘못을 가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건강한 비판을 거름 삼아 공무원들은 법령 내에서 원칙을 따르며 공익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다.

 

행정이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크기의 만족감을 줄 수는 없지만, 이번 건은 법령이 허용하는 선에서 많은 군민들에게 최선의 결과를 안겼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일부에서의 억지가 더 아쉽게 느껴진다.

 

특히, 이번 민원은 물 공급 재개를 간절히 원하는 많은 군민들과 지하수 소유주의 남다른 희생정신이 묻히지 않도록 더 큰 열정을 담아 해결에 노력해 온 것이 사실이다.

 

소유주는 지금까지 시설비와 운영비를 자비로 충당해 많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민원 해결에 적극 나서 주었다. 본인 소유 토지에 시설을 이전했고, 옥내화 공사까지 마무리하여 군민들이 사시사철 안전하게 물을 얻을 수 있는 데까지 관심을 보여주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큰 희생과 결단을 보여주신 지하수 소유주 ㈜천수 유해준 대표께 지면을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시대 환경이 급변하면서 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더욱 다양화되고, 이에 발맞춰 행정도 탄력적 대응을 통한 민원 해결 능력이 필수화 되고 있다.

 

‘장산리 지하수’ 민원을 해결해 오면서 다시 한 번 공직자의 참된 자세, 즉 법령 내에서 해야 할 소임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군민들만 보며,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져 본다.

 

군민들께서도 보다 폭넓고 올바르게 진실을 바라보면서, 더욱 깊은 군정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성원을 부탁드린다.

 

도시재생과

도시개발팀장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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