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아전인수'라는 말이 있다. 자기 논에 물을 댄다는 뜻으로 무슨 일을 할때 자기에게 이롭게 되도록 생각하거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이다.
누구보다 투표의 중요성을 군민에게 홍보해 왔던 태안군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은 소중한 한표를 포기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태안군의회는 지난 6일 오전 10시 제6대 후반기 의회를 이끌어갈 의장선거를 실시했다. 의장 선출 자리에는 출마하기로 했던 2명중 1명만이 참석했으며, 투표를 할 의원들도 8명중 3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의장단 선거는 전체 의원 8명 가운데 과반수가 넘는 5명이 참석해 예정대로 실시된 것이다.

같은 시간 돌연 의장선거 출마를 포기한 김모 의원은 투표권을 포기한채 군청 브리핑룸서 출마포기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출마포기의 변으로 "사익과 패거리 정치문화에 환멸을 느껴 의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조작된 의장단 선거에 들러리로 참여하지 않겠다"며 당적문제까지도 고려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리고 투표에 불참했다.

선거때만 되면 투표는 민주주의 꽃이며, 국민의 주권, 의사표시니 하면서 표로써 심판하라고 목청이 터지도록 외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투표를 포기하니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네가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란 말인가.

이런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군민들에게 아무리 투표독려 운동을 펼쳐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투표포기는 민주주의 포기임을 알면서도 투표권리를 포기하는 이들의 말은 결국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태안군 전반기 의회가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후반기 의회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알리는 전조라는 생각이 기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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