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15일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날 서울 및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부산, 울산, 대전, 광주 등 지방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해 신호등이 꺼지고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일어났다.

일부 은행에서는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는 늦더위로 인해 일시적으로 전력 수요가 몰리면서 과부하가 발생하자 한전 측이 전력계통 안정을 위해 순환 정전을 실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공급은 오후 8시께부터 정상화 됐지만 놀란 가슴이 쉽게 가라앉질 않았다. 순환 정전은 정상화 됐지만 이로 인해 수많은 회사와 엘리베이터, 신호등 등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 대 혼란을 빚었던 것 만큼은 사실이다.

제2의 정전사태 예방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정부와 공무원들의 사고전환이 복장에서부터 불고 있어 눈길을 끈다.

충남도청은 여름철 에너지 절약과 공무원들의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매주 수요일(가정의 날)을 '캐주얼데이'로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 공무원들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9월 말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간편하고 시원하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복장으로 출근해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상의는 남방이나 컬러 셔츠, 니트, 면티 등을, 하의는 면바지와 청바지는 물론 반바지도 가능하며, 신발은 샌들과 운동화 등으로,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주지 않는 복장이라면 모두 가능하다.
이는 넥타이를 안매고 반바지를 입으면, 자체 온도를 2~3도 이상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태안군도 지난 2009년 10월 6일 '공무원 복장관련 지침'에 따라 간소하고 단정한 복장 착용을 권장하고 있다.

직원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기분 좋게 할 수 있도록 피부에 닿는 인센티브 제공시책이 필요하단 여론이다.

이에따라 군은 절약된 공공요금 만큼 직원들에게 피드백하는 시책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직원 휴게실을 마련해 준다든지 우수 실천부서에 대해 소정의 상품권을 지급해 주는 등 성취동기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에너지 절약을 통한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하나로 올해부터 여름철(5~8월)에 반바지와 샌들 착용을 허용하는 ‘쿨비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함께 다음달부터 서울시내에서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다 적발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시는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민간부분까지 동참하도록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여름철 에너지절약 종합대책'을 지난 18일 발표했다. 서울시와 산하기관 등의 공공기관은 '전년대비 10% 절전 의무화'를 실시한다.

실내온도를 28℃ 이상으로 제한하고 평일 오후 2시∼2시40분, 3시∼ 3시30분, 4시∼ 4시30분까지 냉방기 가동을 중단하도록 했다. 에너지지킴이를 지정해 낭비전력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렇듯 정부와 각 지자체가 말로만이 아닌 피부에 와닿는 인센티브까지 펼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할때 국민들은 그 심각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를 방지하려면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두말할 것도 없고 민간시설에서도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전기요금이 너무 싸기 때문에 낭비가 심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서민들의 허리가 휘청할 정도로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공공요금마저 오르게 된다면 그것은 서민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 일이다.

 말로만 에네지 절약을 실천하자고 외칠 것이 아니라 집안에 꽂아 있는 콘센트 하나라도 빼는 습관을 기르는 등 실천이 우선돼야 한다. 올해도 전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민이 국가적 전력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솔선수범해 에너지절약 운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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